황제 아파트 압구정현대도 '흔들'…최고가 대비 5억원 급락

입력 2019-01-23 14:50   수정 2019-01-24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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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에서 꾸준히 고가를 유지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황제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값이 지난여름 고점 대비 최고 5억원 급락했다.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압구정 현대3차 전용 82㎡ 3층 물건이 20억110만원에 낙찰됐다. 총 5명이 응찰했고 차순위 응찰자는 17억5110만원을 써냈다. 이는 작년 여름 최고점 대비 약 3억5000만원 빠진 가격이다. ‘9·13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발표 전인 작년 9월 초 23억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번 낙찰가는 작년 4월 기준으로 책정된 기존 감정가(20억9000만원)의 95.75% 수준이다. 이 물건은 작년 12월 말 첫 경매에 올랐다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 응찰가는 감정가보다 20% 낮은 16억7200만원에 책정됐다. 하자가 있는 물건을 제외하고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감정가 미만에 팔린 것은 약 3년 만이다.

이 단지는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약세다. 같은 주택형 5층 매물은 최근 20억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수 문의도 뜸한 편이다. 압구정동 A공인 대표는 “급매가 나와도 매수 대기자들이 달려들지 않는다”며 “초급매, 급급매 정도 수식어가 붙은 가격이라야 매수 문의가 좀 들어오는 정도”라고 말했다.

압구정 현대13차 전용 105㎡는 이달 초 22억8500만원에 팔렸다. 작년 8월 말엔 28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전고점 대비 5억1500만원 하락했다. 단지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당초 23억에 나온 물건인데 매수자의 요구로 거래가가 깎였다”며 “작년 상반기와는 정반대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동 집값 약세는 중소형 주택에서 두드러진다. 대형 주택형은 거래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지난주엔 압구정 7차 전용 156㎡가 30억8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30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소폭 올랐다. 대형 주택형은 실수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경기 타격을 덜 받는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중소형 주택형은 대출규제를 포함한 9·13 대책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압구정 C공인 대표는 “압구정 아파트에서 중소형 격인 전용 80~110㎡는 타 지역에서 압구정으로 신규 진입하는 갈아타기 수요와 투자 수요가 겹쳐져 있는 주택형”이라며 “잠실 등 다른 지역에서 진입하려던 이들이 기존 집이 팔리지 않거나 가격이 내리자 압구정 매수를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전형진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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