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과거·미래 핵 포기해도 현재 핵은 붙들려 할 것"

입력 2019-01-23 17:37  

미·북 2차 정상회담 앞두고 엇갈린 전망
CSIS 북핵 전문가 3人의 '쓴소리'

빅터 차 "진짜 진전 이루려면 핵 신고·비핵화 시간표 합의를"



[ 주용석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은 과거와 미래 핵은 포기해도 현재 핵은 붙들고 있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처럼 불필요한 ‘과거 핵시설’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고 미래에 핵무기를 추가로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기존에 보유한 핵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차 석좌는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CSIS에서 같이 일하는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 리사 콜린스 연구원과 함께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차 석좌를 포함한 CSIC 소속 북한 전문가 3인은 이날 한국특파원들과 공동 기자간담회를 했다.

차 석좌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열린)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반복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월 말로 예정된 2차 회담에선 광범위한 원칙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것들을 논의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잘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차 회담에서) 진짜 진전을 이루려면 북한의 핵 신고와 비핵화 시간표가 합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과정과 관련해선 “단계적 접근 혹은 ‘행동 대 행동’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원칙에 합의해도 실제 핵 폐기 과정은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북핵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행정부와 의회 어디에서도 그에 대한 지지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와일드 카드(예측하기 힘든 변수)”라고 했다. 그는 “시리아 철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경질,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2배 증액 요구 등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힘든 움직임을 감안할 때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연구원은 “워싱턴의 가장 큰 우려는 미·북 정상회담의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꼬집었다. 차 석좌와 함께 북한의 ‘신오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를 집필한 그는 “앞으로 북한 미사일 기지 보고서를 모두 13번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CSIS는 지난해 11월 “북한 미사일 기지 20여 곳 중 13곳을 확인했다”며 1차로 삭간몰 기지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전날 신오리 기지 보고서를 공개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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