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주가 3배 뛰어
토종 화장품 M&A 성공, 중국 점령
시가총액은 1조원가량 불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그룹의 기업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내 화장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브랜드 파워'를 높이고 있어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그룹 내 패션, 화장품, 생활용품의 제작·유통을 도맡고 있다. 해외 유명 패션 및 화장품 브랜드를 직수입하거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기획해 직접 판다.
이 와중에 자체 브랜드를 유통하려고 인수했던 토종 화장품 브랜드(비디비치)가 2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냈다. 화장품의 실적 기여도가 일부 분기에서 70%를 웃도는 등 분기는 물론 연간 실적을 이끌기 시작했다.
지난해 비디비치의 연간 누적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훌쩍 돌파했다. 2007년 당시 약 22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1년 만에 5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비디비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씨의 화장품 브랜드였다. 이 회사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에 샀다. 이후 '마이너스 수익'이 플러스로 돌아선 게 2017년이다. 당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9억원과 5억7000만원.
비디비치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신제품을 매번 받아보고, 제품 개발에도 관여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던 브랜드다. 그 시기 화장품업계에선 '정 사장이 비디비치 제품을 써보면서 케이스 디자인, 제품 품질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다'고 전해졌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도 비디비치 쿠션 등 제품을 사용하는 등 특별한 관심을 쏟았었다. 품질 만큼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 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아는 사람만 아는' 약한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런데 국내 시장이 아닌 중국 시장에서 소위 '대박 상품'으로 급부상 한 것이다.
당시 중국에서 인기를 끌던 배우 한채영과 송지효가 모델로 활동하면서 중국인에게 브랜드를 알렸고, 매년 적자를 내던 비디비치는 5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덕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017년 화장품 전체 매출액은 627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진출 5년 만에 '흑자 달성'이었고, 비디비치의 매출액은 2016년보다 126% 급증한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3월부터 비디비치를 '매출 1000억' 브랜드로 도약시키겠다 했다. 화장품 사업의 급성장에 놀란 여의도 증권가(街) 애널리스트도 일제히 '매수 리포트'를 쓰고 6~12개월 후 목표주가를 앞다퉈 올렸다.
비디비치는 흑자 전환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들어서도 면세점 누계매출로만 113억원(1월1일~17일)을 기록 중이다. 당초 계획했던 1월 매출 목표를 보름정도 앞당겨 달성한 것으로, 지난 16일에는 하루에만 25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려 하루매출 최고 기록을 깬 것으로 집계됐다. 올 한 해 비디비치의 매출액은 다시 두 배가량 뛴 2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비디비치는 올해 초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서 비디비치 웨이보지수가 최근 90일 평균 대비 12,183%라는 폭발적인 수치로 증가했다. 웨이보지수는 포스팅 뷰와 좋아요 수, 공유, 검색량 등을 웨이보만의 계산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와 트렌드를 한눈에 반영한다.
상황이 이렇자 주식시장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1년 전인 2018년 1월, 7만원선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20만원을 웃돌고 있고, 지난해 9월27일 장중에는 상장 이래 최고 가격인 24만4500원까지 기록했었다.
이 회사 주가는 1년 만에 3배가량 뛰었고,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의 경우 작년 초 대비 1조원가량이 불어나 1조4500억원을 넘어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1년 전 시가총액은 5000억원에 불과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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