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한 해" VS "하반기 회복세"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쇼크'를 피하지 못하면서 부진하자 올해 실적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하반기엔 실적이 반등할 수 있다는 상반된 시각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4일 지난해 매출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 순이익 15조54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연속 사상 최대 경영실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D램 가력 하락 등으로 4분기 실적 부진했다. 4분기 매출은 9조9381억원, 영업이익은 4조430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3%, 32%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으로 증권가 예상보다 20~30% 낮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반도체 매출은 20조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역대 최고치(24조7700억원)와 비교하면 급격한 감소다.
증권업계는 올해 반도체 업종이 더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2019년은 반도체업종 전체에 가혹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요가 언제 되살아날지도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실제 SK하이닉스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고객사가 최적화를 추진하면서 D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게 사실"이라며 "IT 전반의 수요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률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세계 주요 IT기업이 데이터서버 증설 경쟁을 멈추고 투자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어서라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시설 투자가 공급확대로 연결되면서 반도체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판매 가격 하락은 각각 36%, 44%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가장 가파른 하락을 나타냈던 2011년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상반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 상승게로 돌아서는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예상하고 있다. 2분기까지는 메모리 공급이 확대돼 수급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하반기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연간보다는 분기별로 계획을 수립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과 첨단기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고용량 고부가가치 채용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보인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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