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표시되는 드라이버 거리
한국인들 경쟁 심리 자극해
오버스윙 굳어지면 필드서 낭패
백스윙의 정확한 순서 기억해야
클럽헤드를 팔·골반 따라가게 유도
오른 골반 이어 왼 골반 돌아갈 때 '스톱' 하면 오버스윙 방지 가능해
[ 조희찬 기자 ]
오버 스윙이 꼭 나쁜 것일까. 최근 골프계의 화두다. 답은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오버 스윙을 하면 백스윙이 커지고 오른발 축이나 상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져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일반적인 이론이 있다. 사람마다 스윙 고유의 리듬이 있고 유연성도 제각각이라 오류 없이 자연스레 나오는 오버 스윙이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는 반대쪽 주장이 맞선다. 실제로 간결한 현대 스윙이 자리 잡기 전인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왼발 뒤꿈치를 번쩍 들어 올리고 샤프트가 등에 닿을 정도로 하는 오버 스윙이 대세였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처럼 스윙의 방법에도 정답이 없는 듯하다.
거리 욕심에 ‘오버’하는 스윙은 금물
비거리 욕심에 스윙 아크를 키우려다 나오는 오버 스윙은 확실히 ‘나쁘다’고 할 수 있다. 평소 자신의 유연성이 허락하는 범위를 넘어 몸을 과도하게 써 백스윙을 하다 보면 리버스 피봇(백스윙 시 체중 이동이 반대로 일어나는 현상) 같은 실수가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또 스웨이 등 자잘한 실수가 결합되면서 ‘굿샷’보다 ‘미스샷’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스크린 골프의 비관론자들이 부각하는 부분도 오버 스윙이다. 비거리 대전이 펼쳐지는 스크린 골프장에선 오버 스윙할 환경이 만들어진다. 필드와 달리 스크린 골프장에선 샷마다 자신의 비거리를 숫자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순위 제도 같은 것도 있어 ‘골친(골프친구)’들이 드라이버로 얼마나 멀리 보냈는지 기록으로 나와 자존심을 살살 긁는다. 흔히 ‘권력’과 비유되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억지로 늘리려다 보면 어느새 클럽 헤드를 왼쪽 귀까지 넘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럴수록 “미스샷을 하고 싶지 않으면 백스윙을 크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골프계의 오랜 격언을 되새겨야 한다.
나만의 ‘브레이크 포인트’ 잡아야
정현우 프로는 모든 골퍼에게 ‘브레이크 포인트’가 있고 이를 정확히 알면 오버 스윙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의 유연성에 따라 허락되는 백스윙의 크기가 있고, 몸에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를 넘어서는 게 억지로 만드는 오버 스윙이라는 것이다. 나만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알기 위해선 왼 골반이 돌아가는 시점을 파악하면 된다는 게 정 프로의 설명이다.
“백스윙 때 왼 골반을 먼저 억지로 돌리려고 하는 골퍼들이 많은데, 이럴 경우 자신의 스윙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왼 골반 턴은 백스윙의 마지막 동작이라 보고 최대한 늦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놔둬야 합니다. 클럽 헤드, 손, 팔, 오른 골반, 왼 골반 순으로 백스윙을 넘겨야 브레이크 포인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 따라하다 보면 억지로 어깨를 돌리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클럽 헤드를 팔과 골반이 따라가 적당한 크기의 백스윙이 이뤄집니다. 오른 골반이 회전한 후 왼 골반까지 따라 돌아간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자신의 브레이크 포인트입니다. 그때부턴 백스윙을 멈추고 자신의 스윙 리듬에 따라 다운스윙 동작으로 이어줘야 합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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