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김웅 기자를 상대로 28일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정식 접수했다. 2017년 4월, 과천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 기자가 채용 청탁과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손석희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웅 기자는 경찰에 고소장과 함께 진단서를 냈다. 진단서엔 머리와 목 그리고 턱에 전치 3주 타박상을 입었다고 돼 있다.
이미 접수된 폭행 사건을 조사중인 경찰은 두 사건을 병합처리하면서 살펴볼 예정이며 두 사람의 소환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두 사람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손 대표는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씨가 채용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김 기자는 오히려 손 대표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일자리와 투자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김웅 기자는 27일 문자메시지 한 통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손 대표 측이 자신에게 월 수입 1000만원이 보장되는 용역 사업을 주겠다"는 회유성 제안을 했다며 "이는 (JTBC에 대한) 손 대표의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김씨 측에 수신된 해당 문자에는 손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월 수입 1000만원을 보장하는 2년짜리 용역 계약을 제안하면서 "월요일 책임자 미팅을 거쳐 오후에 알려주겠다"라고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세부적 논의는 양측 대리인 간에 진행해 다음주 중 마무리하겠다"라는 언급도 있었다.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사건 다음날 인근 파출소를 방문해 직접 신고한 바 있다.
김씨는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2017년 4월16일 심야 시간에 손 대표가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인근 공터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사고 직후 피해자들에게 추적당해 4차로 도로변에 정차했고,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상황이 마무리됐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 사고 피해자들은 조수석에 젊은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고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사건의 발단이 시작된 과천 교회 주차장에는 각종 언론사 및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현지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과천 교회 주차장을 직접 찾아가 본 배승희 변호사는 "밤에 찾은 주차장이 온통 새카맣고 아무것도 안보인다"라며 "노모와 갔다고 하기에도 이해가 어렵고 혼자 생각을 하러 갔다고 하기에도 수상하다"라고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사고가 난 주차장은 일방통행길이라 주차장을 갈 목적이 없는 한 찾을 일이 없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 어두운 곳에서 접촉사고가 일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면서 "미투가 될런지 노모를 위한 효도관광이 될지 궁금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앞서 25일 자신의 팬카페에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 모든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말라"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폭행 의혹에 관련해서는 "(취업을 청탁하는) 김씨 요구를 거절했더니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라며 "이에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세월호 3주기이던 2017년 4월 16일 당시 손 사장은 제네시스 EQ900 차량을 몰다 견인 차량의 앞 범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4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손 사장은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 차량과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自費)로 배상한 적이 있다"면서 "접촉 자체를 모르고 떠났을 정도로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차에 닿았다’는 견인 차량 운전자 말을 듣고 쌍방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승자에 대해서 손 대표는 ‘당시 90세가 넘는 어머니가 탑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요일 늦은 밤 노환이 깊은 모친을 과천까지 이동시킨 이유가 설득력있게 다가오지는 않는 상황이다.
손 대표 측은 지난 25일 낸 두 번째 입장문에서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로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월요일인 28일 손 대표가 뉴스룸 진행에 나서 어떤 발언을 할지에도 주목된다. 손 대표는 폭행 의혹이 처음으로 언론에 불거진 지난 24일에는 뉴스룸을 시작하면서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 사법당국에서 진실을 밝혀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해 "개인 유튜브도 아니고 공공의 방송을 사적인 사건 해명에 이용했다"는 세간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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