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휘 기자 ] 외교부 북미국장이 30일부터 이틀간 주일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를 방문한다. 일본에 주둔해 있는 미군의 핵심 기지들이다. 2월 말로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데다 최근 한·일 갈등이 커지고 있는 터여서 외교부 고위 관료의 방일(訪日)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김태진 북미국장이 유엔사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오래전 예정돼 있던 견학 프로그램이며, 주일 미군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하지만 시점이 미묘한 만큼 김 국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형식은 유엔사 초청이지만, 미군 기지 견학엔 주일 미대사관과의 협의가 필수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지난해 일제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이 나온 이후 주일 미대사관에 여러 차례 중재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전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면담한 것도 미국의 중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교가에선 주일 미대사관이 일본 외무성과 김 국장의 면담을 주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일 3자 접촉 가능성도 거론된다. 외교 소식통은 “전일 아베 신조 총리가 국회 시정연설에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강조한 만큼 3자 접촉 의제는 미·북 2차 정상회담에 관한 얘기일 것”이라며 “북한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선 한·일 관계가 악화돼선 안 된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논의될 수 있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이날 국방부 대변인도 “(초계기 갈등과 관련해) 한·일 간에 실무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를 가지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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