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판문점서 실무접촉
[ 주용석 기자 ]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지만 핵무기를 모두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미국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내달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서도 미 정보당국은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29일(현지시간) 내놓은 ‘미국 정보당국의 전 세계적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핵무기 생산 능력을 모두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주요 양보를 얻기 위해 부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봤다. 또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가 정권 생존의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DNI는 김정은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때 약속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선 “미군 배치와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과거 북한의 요구와 연결되는 공식”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북·중 정상회담, 남북한 정상회담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미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선 “북한의 제재 회피 노력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에 대해선 “한국, 일본, 역내 미군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내달 4일께 판문점에서 만나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가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하고 구체적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 의전 관련 사항을 비롯해 북한 비핵화 계획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 등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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