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축포' 하루 만에…경남道 '패닉'

입력 2019-01-3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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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1심서 실형 받고 법정구속

"설마 했는데 이럴수가…"
도청 직원들 할말 잃어

7개월 만에 또 권한대행체제
도정 상당기간 차질 불가피



[ 김해연 기자 ]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경남도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경남도청은 전임 홍준표 지사의 대선 출마로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0개월 동안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된 데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권한대행체제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경남도청은 선고 하루 전인 29일만 해도 축제 분위기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되자 대형 펼침막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단 하루 만에 지역의 숙원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이끌어낸 김 지사에게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법원 판결이 내려지자 도청 청사 내부는 말 그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사무실에서 TV와 인터넷으로 실시간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김 지사에게 불리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최종 법정 구속까지 이뤄지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도청 공보관실의 한 직원은 “오전에 나온 드루킹 판결 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설마설마했다. 법정 구속까지 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직원은 “모처럼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와 2신항 유치 등 호재를 맞아 기대가 컸는데 도정이 흔들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법정 구속으로 경남도청은 박성호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로 전환했다. 박 부지사는 “김경수 지사는 선고 직후 변호인을 통해 권한대행체제로 흔들림 없이 도정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지방자치법 제111조(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대행 등에 대한 규정)에 따라 제가 경남지사 직의 권한을 대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부지사는 이어 “안정적인 도정 운영을 위해 간부회의를 소집해놓은 상태”라며 “민선7기 경남도정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전 공직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지사 권한대행체제로 운영되면 경남 도정에는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신동근 경남도청공무원노조위원장은 “김 지사가 대외적으로 힘이 있어 경남 숙원사업이 해결되는 결과도 나왔다”며 “김 지사 구속으로 힘을 잃게 돼 도정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재판 직후 “진실은 가려지고 거짓이 인정됐다”고 논평했다. 이어 “김경수 지사가 경남 도정에 전념할 수 있길 기대한 도민들의 바람을 저버린 결과가 나왔다”며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한 김 지사의 진실이 상급심에서 인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법정 구속으로 업무를 볼 수 없게 된 김 지사는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위기를 겪는 경남경제를 살리고 경남도민과 국민에게 저지른 죄를 조금이라도 용서받는 길”이라며 김 지사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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