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 '라비앙 로즈', 증권거래세 인하 검토에 요염해진 증권사

입력 2019-01-31 08:37   수정 2019-01-31 10:29



'라비앙 로즈(장미빛 인생)'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증권거래세 인하 방침을 밝혔다. 증권주가 한층 요염해지게 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데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증권거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세 인하 또는 폐지는 현행 0.3%인 증권거래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줄곧 요구해 온 사안이다. 또 주식 거래로 손실이 나도 세금을 내는 것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연간 6조원에 달하는 증권거래세수, 부동산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번 홍 부총리의 입장 선회로 증권거래세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존에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을 참고해 0.1~0.15%로 증권거래세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고, 시행은 내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거래세 인하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단연 증권사들이다. 세율 인하로 주식 거래가 늘어나면 주식거래중개(브로커리지) 업무를 통한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16.4%로 가장 높고,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확대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차익거래의 활성화로 대형주에 긍정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선물과 현물(주식)간의 가격차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선물이 고평가됐을 때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는 방식으로 차익을 추구한다. 가격차가 큰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금에 민감하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차익거래는 대부분 운용사의 핵심 절대수익 전략이었다"며 "그러나 2010년부터 펀드의 증권거래세 면제가 일몰됨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차익거래 시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후 2012년 12월31일부로 우정사업본부의 면제도 일몰되면서 차익거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 거래 축소로 2017년 4월28일부터 우본의 증권거래세 면제가 다시 시행되면서 일평균 약정대금(매수 대금+매도 대금)은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최 연구원은 "과거 사례로 보면 차익거래 활성화는 차익거래의 대상이 되는 대형주의 유동성 증가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증권거래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증권거래세 폐지 및 인하는 세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도세 강화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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