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일관공정 전략 폐기
NH PE, 750억원에 인수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 31일 오후 3시51분
현대중공업이 비조선 자회사인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NH투자증권의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NH PE에 매각한다. 세계 2위 조선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을 손에 넣는 대신 비조선사업부를 정리하는 사업 재편의 하나로 풀이된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산업용 펌프부문과 압축기 설비를 생산하는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NH PE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NH PE는 약 750억원에 현대중공업터보기계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2016년 2월 조선 및 비조선 계열사를 나누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사업 조정에 따라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분 96.67%를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사업을 하는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선박 사후서비스(AS) 회사인 현대글로벌서비스, 각 사업본부의 설비지원 부문을 합친 현대중공업모스 등이 같은 시기 분사했다.
산업용 펌프와 압축기 설비 사업부는 만성 적자에 시달렸지만 현대중공업터보기계는 분사 첫해 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7년에는 709억원의 매출과 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중공업터보기계 매각은 지금까지 벌여온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라기보다 비주력 사업부를 매각해 사업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매각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선박 일관공정 전략을 폐기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전선에서부터 프로펠러, 크랭크축까지 배에 관한 모든 제품과 공정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운영해왔다. 가격 경쟁을 내세우며 추격해 오는 중국 조선사들을 따돌리려면 ‘혼자서 다 하겠다’는 일관공정 전략을 버리고 잘하는 부문만 집중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 계열사와 알짜자산을 매각해 고강도 재무구조개선을 해왔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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