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매각에 실패한 천안에서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해담의료재단이 인수합병(M&A)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대전지방법원에서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해담의료재단이 2차 공개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달 24일 진행된 매각 본입찰이 입찰자가 나서지 않아 무산되면서다. 매각주관사인 삼일PwC회계법인은 3월 4일까지 인수의향서 접수한 뒤 3월 19일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첫 공개매각 당시 해담의료재단의 인수의향자는 의료기관 등 전략적 투자자(SI) 두 곳과 재무적 투자자 한 곳 등 총 세 곳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관심은 본입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충남 천안에 설립된 비영리의료법인 해담의료재단은 174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인 바른요양병원을 운영한다. 천안시 불당동에 있는 10층 건물 내 4~10층 6개층을 소유하고 있는 재단은 이를 병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생기업 M&A의 최소기준액인 청산가치는 약 60억원 수준이다.
해담의료재단이 회생절차에 밟는 것은 2016년 8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12월 설립된 해담의료재단은 설립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자금난에 빠졌다. 설립 초기 종합병원 으로 시작한 병원사업에서 손실만 보고 과도한 초기 투자비로 인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면서다.
이에 첫 번째 회생절차가 진행되면 2017년 2월 해담의료재단은 일반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그러나 2017년 4월 회생절차가 폐지되며 추진된 경영정상화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 건물 목적변경, 설비도입 과정에서 이뤄진 투자가 또 다시 유동성 위기를 불렀고, 수요와 맞지 않는 무리한 인력운용으로 인한 고비용 구조가 발목을 잡은 것. 결국 바른요양병원은 설립 후 6개월 만에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재단은 올초 다시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대전지법은 4월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두 차례의 회생절차를 거치며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바른요양병원의 재무실적은 다소 호전됐다. 지난 해 8월 흑자전환한 이후 11월을 제외하면 매달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12월에만 매출액 4억 5500만원, 영업이익 5500만원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4월 기준 해담의료재단의 자산 가치는 102억원, 부채는 약 100억원 수준이다. 핵심 자산인 건물의 감정평가액은 약 94억원이다. 매각측 관계자는 “병원이 천안 도심에 위치해 있어 입지 조건이 좋고 인근 신불당지구에 2020년까지 1300세대가 추가 입주하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70병상 가량을 추가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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