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표 내일 靑 방문…미·북 실무협상은 설날 예상

입력 2019-02-03 20:37   수정 2019-02-0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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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실무협상 내용 공유
북한과는 5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만날 듯
평양엔 가지 않을 전망 지배적




이달 말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협상을 위해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정책대표가 4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비건 대표가 내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 실장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한미 간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북·미 간 실무 접촉은 5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방한 일정, 북한과의 회담 일정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노 코멘트”라고만 짧게 답하고 곧바로 공항을 빠져 나갔다.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지난해 12월 21일 비건 대표의 청와대 방문 후 한 달 반만에 만난다. 비건 대표는 청와대 방문에 앞서 4일 오전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협상 전략을 의논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설날 당일인 5일 판문점 북한 지역 통일각에서 북측 카운터 파트인 김혁철 전 주(駐)스페인 북한 대사와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에서 채택될 합의에 담길 비핵화 및 상응 조치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를 약속했다며, 상응 조치에 대해 실무협상에서 논의하겠다”고 미리 밝힌 점이 주목된다.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일단 종전선언과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 꼽힌다. 하지만 북한이 가장 강력히 원하는 상응조치는 제재 완화다. 이 입장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이번 실무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미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3일 방한한다고 발표하면서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 미·북은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판문점에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출퇴근 방식으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가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북·미 양측이 톱 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가운데 비건 대표가 굳이 평양을 갈 이유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비건 대표가 김정은을 만난다면 협상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아서 김정은이 직접 뚫어보겠다는 뜻일 텐데 지금 상황으로선 그렇게까지 갈 것 같지 않다”며 “이미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협상이 진행되는 한 굳이 그런 수고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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