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씨 장례 '민주사회장'으로…7일부터 3일장

입력 2019-02-05 21:23  


당정과 시민대책위원회 등이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점검 도중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장례를 7일부터 9일까지 치르는 데 합의했다.

5일 오후 시민대책위 측은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 김용균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 합의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책위는 "오늘 정부 발표는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공기업에 똬리를 틀고 발전산업 민영화·외주화를 추진한 적폐세력의 공고한 카르텔과 이를 핑계 삼는 정부의 안일함을 뛰어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발전 5개사와 산업부 모두가 거부한 연료환경설비운전 업무에 대해 직접고용은 아니지만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이뤄냈다"며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칙도 확인하고, 하청노동자의 산재 사고도 원청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긍정적 평가도 내놨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아들의 처참한 죽음 이후 가슴에 커다란 불덩어리가 들어있는 것처럼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다"며 "용균이의 동료들을 살려 그 어머니들도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눈물과 함께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모두가 힘을 모아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힘주어 호소했다.

김용균 씨의 장례는 7일부터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민주사회장' 3일장으로 치러진다. 9일 발인 후 김씨가 숨진 태안화력과 광화문 등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영결식을 거쳐 화장할 예정이다. 장지는 마석모란공원에 마련됐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김용균씨가 일하던 한국발전기술과 이 회사 원청회사인 한국서부발전과 체결한 부속 합의서를 공개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한국서부발전은 김용균 씨의 장례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유가족에게도 추후 논의를 거쳐 배상한다.

또 진상규명위원회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위원회가 요구하는 현장 출입 및 조사·영상 및 사진촬영·관계자 소환 등 조사활동 일체에 응하기로 약속했다.

한국발전기술도 처우개선과 사과문 발표, 진상규명위 조사 협조 등에 동의하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즉시 단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아울러 두 회사는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유가족과 시민대책위가 정하는 비영리 법인에 3년간 총 4억 원을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박석운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될 진상규명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게끔 감시를 이어나가겠다"며 "오늘의 합의가 취지대로 온전히 실현될 수 있게 함으로써 위험의 외주화를 끊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합의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자식을 차디찬 시신 안치실에 두고 겨우내 길거리에서 지낸 어머니의 초인적인 노력, 그리고 함께 연대하고 단결한 시민사회단체가 거둔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발표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고 감시해 고 김용균 노동자 죽음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일"이라고 밝혔다.

민중당은 "설을 넘기지 않고 장례 일정이 잡혀 다행"이라며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는 물론 차별과 억압의 상징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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