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더 오를 수 있을까' 묻는 월가 투자자들

입력 2019-02-06 07:39   수정 2019-02-06 07:43

“작년 12월24일 뉴욕 증시가 저점을 찍은 뒤 현재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6.4% 올랐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우려가 사라졌다지만 주가가 더 오를 수 있겠는가? 더 먹을 게 있는지 한 번 물어봐야할 때다.”

오늘 만난 월가 투자자의 말입니다. 7주째 상승중인 뉴욕 증시에서 조금씩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Fed가 시장에 굴복하면서 본격화된 랠리지만, 4분기 기업 실적이 작년 1~3분기에 비해 증가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탓입니다.

5일(현지시간)에도 다우는 172.15포인트(0.68%) 상승한 25,411.52로 거래를 마쳤고, S&P 500 지수는 0.47%, 나스닥은 0.74% 올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 ‘채권 시장은 증시를 향해 워닝 사인을 보내고 있다’(Bonds Signal Warning for Stocks)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증시는 지난 한 달 이상 Fed의 후퇴 및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경기 개선을 기대하면서 큰 폭으로 반등한 상태지만, 채권 금리는 지난 한 달 동안 계속 하락하면서 세계 경기 침체를 예언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작년 11월8일 3.232%까지 올랐었지만, 이날 2.702%로 마감했습니다. 그만큼 향후 경기 전망을 좋지않게 보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12월에 770억달러가 순유출된데 이어 1월에도 400억달러가 빠져나간 겁니다.

이는 S&P 500 지수가 계속 반등하는 상황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향후 전망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는 반증입니다.

그럼 왜 증시는 1월에 꾸준히 올랐을까요. 일부에선 작년 말 대거 공매도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숏스퀴즈’에 몰리면서 급반등이 이뤄졌다고 해석합니다.



이에 따라 상승 재료가 소진된 2월 증시가 작년 2월처럼 갑자기 출렁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금씩 나옵니다.

작년에도 1월에 급등한 뒤 금리가 꿈틀대자 갑작스레 폭락해 10년 상승장에 그림자를 드리웠지요.

정확히 1년 전인 작년 2월5일은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인 1175포인트 떨어졌었고, 사흘 뒤인 2월8일에도 1032포인트나 폭락했었습니다.

지금은 작년 같은 Fed의 긴축으로 인한 우려감은 사라진 상태입니다. 폭락 가능성은 높지는 않아보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오를 수 있느냐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자신하지 못합니다. 각종 지정적학 위험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중국 유럽 등 세계 경기도 여전히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지요.

“한번 급락해야 지난 1월처럼 증시에 먹을 게 생긴다”는 투자자도 있습니다.

지난 1월은 1987년 이후 가장 많이 오른 1월이었습니다. 하지만 1987년이 유명한 건 1월이 아닙니다. 10월이지요.

1987년 10월19일 다우지수는 22.61% 떨어져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그 날은 지금도 ‘블랙 먼데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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