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커지는 연금 자산배분
국내 주식 유망 상품으로
배당주·롱쇼트펀드 추천
[ 안상미 기자 ] 작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한국은행 집계치, 11월 말 기준 연 1.93%)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부진했다. 주식형 상품 등에서 10%가 넘는 손실을 낸 탓에 원금마저도 까먹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올해는 금리 상승,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연초 연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둘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주요 은행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익률은 마이너스 상태인 곳이 대부분이다. 적립금이 3조6222억원으로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경우 원리금보장상품은 1.15%, 원리금 비보장상품은 -5.4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적립금 3조42억원인 신한은행의 작년 수익률은 0.14%로, 겨우 마이너스를 면했다. 우리은행(적립금 1조9966억원)과 KEB하나은행(1조9471억원)도 각각 평균 수익률 -0.20%, -0.46%를 나타냈다. 시중은행 퇴직연금 담당자는 “정기예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80% 이상 담고 있는데도 주식형에서 10% 넘는 손실을 보면서 대부분 계좌가 원금 손실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금투자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및 연금저축 등은 초장기 투자상품으로 간주해 한번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나면 들여다보지 않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따져가면서 1년에 한 번은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수익률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가 시장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신한, KEB하나 등 주요 은행이 선보이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상담)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연금자산을 재조정하는 것도 좋은 자산관리 방법이다.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로보는 확정기여형(DC) 가입자들에게 위험중립형 포트폴리오로 국내채권형펀드인 ‘한국투자퇴직연금(국공채)’에 70%, 국내 배당주펀드인 ‘베어링고배당’과 글로벌배당펀드인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 신흥국주식펀드인 ‘슈로더다이나믹아시아’에 10%씩 분산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올해는 경기 지표 부진에 따른 우려로 추가적인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고 있고, 대내외 불안 요인이 지속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와 함께 안정적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배당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도 관심을 높여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는 변동성 높은 시장을 감안해 국내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수익률 방어가 가능한 롱쇼트펀드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주식자산은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인프라, 멀티에셋 등 테마펀드에 관심을 두는 게 낫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적극투자형 개인연금 투자자에게 국내채권펀드인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7090연금’에는 30%를 담고, 해외채권혼합펀드인 ‘신한BNPPH2O글로벌본드’와 국내주식혼합펀드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연금’, 해외주식혼합펀드 ‘하나UBS글로벌인프라’ 등에 20%씩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나머지 10%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머니마켓펀드(MMF) ‘하나UBS클래스원신종MMF(S-36호)’에 담아두라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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