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해피 해피 해피 맑은 날, 우리 가족 손잡고, 함께 가요 이마트"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들어본 사람은 없다는 이 노래. 바로 이마트 CM송이다. 최근에는 마트 CM송을 듣기 어려워졌다.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일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도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쿠팡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이마트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부진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6조41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28억원, 4785억원으로 20.9%와 23.8% 줄어들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것은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추석과 연말 수요부진으로 기존점이 역성장했고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고정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이 부진으로 새 수익원 창출을 위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보다 경쟁이 심해 수익을 창출하기 좋은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시장에서 이마트의 목을 노리는 '쿠팡'을 경계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쿠팡의 강점은 우선 많은 양의 유통품목수(SKU)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이 가능한 SKU는 511만개로 이 중 식품은 12만개 가량이다. 마켓플레이스 내 SKU까지 포함하면 쿠팡의 판매 제품은 약 1억2000만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배송 차별화를 통해 신선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쿠팡은 지난달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쿠팡의 신선식품 SKU는 8200개인데 이 중 배송이 까다로운 2400개를 로켓프레시로 진행하고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선식품을 제외하고 일반식품과 잡화 카테고리 내에서 기존 할인점의 경쟁력은 쿠팡 대비 크지 않다"며 "쿠팡은 압도적인 제품수와 차별화된 배송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외형성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유료 멤버십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 같은 변화로 기존 할인점의 온·오프라인 내 일반상품과 잡화 매출 하락은 물론 백화점의 잡화 매출의 지속적인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쿠팡의 공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이마트는 딱히 대책이 없어 보인다"며 "온라인 물류 투자 등으로 이마트의 반격이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의 여지는 적다"고 평가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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