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25억달러 감축 전망
픽업트럭·SUV 판매량 확대 호조
다만 전체 판매는 8년만에 900만대 하회
"글로벌 車 업계 힘든 한 해될 듯"
중국 경기 둔화와 시장 침체 영향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해 고전하는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데다 북미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GM은 6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384억달러(약 43조1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고 발표했다. 365억~3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1.43달러로 시장 전망치 평균보다 15% 높았다. 하지만 앞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에 주가는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했다.
GM의 매출이 예상보다 늘어난 것은 구조조정으로 비용이 절감된 덕분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GM은 자동차 회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1만4000명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말부터 일부 공장 운영을 정지해 운영 비용을 줄였다. 디비아 수리아데바라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혁신적인 비용 절감을 가속화한 결과 4분기부터 조기에 이익을 봤다”고 전했다.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올해 20억~25억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감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미에서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지난해 4분기 이들 차량 판매는 1년 전보다 3% 늘었다. 평균 판매가는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기준 대당 4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대형차 시장은 2013년 이후 20% 이상 증가해, 연 60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GM이 트럭 판매에 기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량은 838만대에 그쳐 8년만에 900만대를 밑돌았다.
그러나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깜짝 실적을 발표한 GM도 중국 시장 침체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경기 하락과 소비 침체로 인해 GM, 도요타,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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