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자동화 기기 사용해보니
[ 양병훈 기자 ] “인건비 절감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기계가 없었다면 반나절 일하는 약사 한 명과 종일 일하는 일반 직원 한 명을 추가로 고용해야 했을 거예요. 지금은 혼자 일하지만 조제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아무런 불편이 없습니다.”
인천 논현동에서 조은약국을 운영하는 설광권 약사는 의약품 조제 자동화 시스템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4년 전 제이브이엠의 ‘ATDPS-DOC’를 구입해 약국에 들여놨다. 의약품을 기계의 저장공간에 넣어놓으면 입력된 조제 정보에 따라 약들을 조합해 낱개 포장한 뒤 출력해주는 장치다.
설 약사는 “병원은 환자가 기다리고 있으면 의사가 순서대로 환자를 볼 수 있지만 약국은 그럴 수 없다”며 “즉흥적으로 질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약을 수동으로 조제하고 있으면 응대에 소홀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지 않아도 소비자에게 복약 상담을 해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장점은 또 있다. 설 약사는 “약이 기기의 저장공간에서 낱개 포장지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생적”이라고 말했다. 의약품이 외부에 노출돼 오염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ATDPS-DOC는 오(誤)조제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낱개 포장지 안에 1개 들어가야 할 알약이 2개 들어가는 등의 사고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약사가 의약품에 의도치 않게 노출되는 일도 막는다. 설 약사는 “약국 바로 옆이 공단이어서 정형외과 약의 수요가 많은데 이런 약 가운데는 호르몬제도 있다”며 “이런 약은 손으로 만지면 성분이 피부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는데 자동화 기기를 사용하면 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루약 수요가 많아 호흡기로 약을 흡입하기 쉬운 소아과 인근 약국 등에서도 효용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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