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조제·관리 자동화 강자 제이브이엠 북미·유럽서 질주

입력 2019-02-07 17:24   수정 2019-02-08 10:44

Cover Story - 한미약품그룹 제이브이엠

'국내 1호' 의약품 포장기 개발
1998년 약국용 장비 'ATDPS' 출시
병원 처방정보 전달·조제시간 단축 인기

연구개발에 연매출 8% 안팎 투자
국내외 관련 특허 수백여건 달해
세계 첫 병원 의약품 관리 시스템도 개발

34개국에 자동화 장비 수출
북미 유통사 매케슨·中 시노팜에 공급
시장 점유율 북미 74%, 유럽 65%

2016년 한미약품의 계열사로 편입
글로벌 네트워크 올라타고 제2 도약



[ 양병훈 기자 ]
의약품 조제 및 관리 자동화 기업 제이브이엠이 전 세계 대형병원과 약국의 의약품 조제 문화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 회사 장비를 도입한 곳의 약사들은 단순 조제업무에서 벗어나 약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약사 본연의 업무란 환자에게 올바른 의약품 사용 방법을 알리고 의약품의 구성과 상태를 최적화하는 것을 말한다. 제이브이엠 관계자는 “이는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전자동 의약품 관리

제이브이엠은 한미약품 계열사다. 의약품 조제·관리 자동화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제이브이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8%에 달한다. 국내 대형병원 및 대형약국 조제약 대부분이 제이브이엠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6%(2017년 기준)다. 북미(74%), 유럽(65%) 등에서도 시장 점유율이 독보적이다. 탄탄한 기술력이 배경으로 꼽힌다. 등록이 진행 중이거나 이미 등록된 제이브이엠의 국내외 관련 특허 건수는 895건에 이른다.

제이브이엠은 1977년 국내 최초로 수동 의약품 포장기를 출시했다. 의료보험이 처음 도입돼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리면서 약국 업무가 크게 늘던 때였다. 당시 대부분의 약사들은 종이를 접어 약을 포장했다. 환자들은 약을 받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렸다. 반면 제이브이엠의 의약품 포장기를 도입한 곳에서는 약 조제 시간이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제이브이엠은 1998년 국내 최초의 전자동 의약품 정제 분류·포장 시스템 ‘ATDPS’를 내놨다. ATDPS는 제이브이엠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다. 의약분업으로 병원 내 약국 환자들이 개인 약국으로 대거 몰리면서 기존 수동식 포장기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 때문에 ATDPS는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기기를 주문해도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돈을 싸들고 와서 기기를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ATDPS는 병원의 처방정보전달 시스템과 약국을 연결해 준다. 처방된 약의 조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한편 누계 처리까지 가능하다. 약국 규모와 사용하는 약품의 종류·수량·빈도 등에 따라 시스템 사양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제이브이엠은 ATDPS로 2011년 한국정밀산업기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북미 유럽 등 선진국 진출에 성공

제이브이엠은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북미 최대 의약품 유통회사 매케슨, 독일 전기전자업체 지멘스 등과 잇따라 기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의약품 포장 자동화 선두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제이브이엠은 총 34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유럽 대부분 지역을 총괄하는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ATDPS는 북미·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연구개발(R&D) 혁신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이브이엠은 2015년 세계 최초의 병원 내 의약품 관리 시스템 인티팜을 출시했다. 인티팜은 국내 대다수의 상급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처방에 따라 해당 의료진에게 의약품 등이 분배되는 시스템이다.

병원은 인티팜을 통해 의약품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할 수 있다. 오투약을 방지하고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항정신성의약품 등에 접근하는 것도 차단할 수 있다. 인티팜에는 영상 녹화 기능도 있어 의약품이 없어져도 누가 가져갔는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하기 위해 인티팜 관리자는 지정맥 식별과 비밀번호로 이중 로그인을 하도록 했다.

한미약품은 제이브이엠의 성장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한미약품 계열사인 의약품 유통업체 온라인팜과 제이브이엠은 2012년 자동 조제 시스템의 국내 공급·판매에 대한 독점 계약을 맺었다. 2016년 한미사이언스와의 주식 교환 방식으로 제이브이엠은 한미약품 계열사로 편입됐다.

현재 제이브이엠의 국내 영업은 온라인팜이 담당한다. 수출은 글로벌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한미약품의 해외사업팀이 맡는다. 제이브이엠은 R&D 및 기기 제조에 집중한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했다는 게 제이브이엠 측 설명이다.

“R&D 투자 아끼지 않겠다”

제이브이엠의 주력 제품 가운데 하나인 비젠(VIZEN)은 의약품이 약포 속에 맞게 들어갔는지를 검수하는 시스템이다. 의약품 오포장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준다. 비젠은 약사 및 간호사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공로로 제이브이엠은 2011년 대한민국 기술대상 우수상(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았다.

혁신 R&D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제이브이엠은 매출의 8% 안팎을 R&D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ATDPS와 비젠의 기능을 합친 프리미엄 제품 ‘NSP’를 출시했다. 이를 유럽 최대의 공장형 약국에 입점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제이브이엠은 NSP에 최신 기술인 ARD(automatic re-dispensing)을 적용했다. 의약품이 포장되기 직전에 고성능 카메라를 통해 정확하게 파우치 안에 들어갔는지를 자동 검수하는 기술이다. 만약 잘못 들어갔으면 자동으로 다시 조제된다.

이용희 제이브이엠 부사장은 “보다 효율적인 의약품 자동화 장비 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약품그룹의 글로벌 역량과 특화된 영업력, 제이브이엠의 기술력을 결합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브이엠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연결 회계 기준)이 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늘었다고 최근 잠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07억원으로 16.1% 늘었다. 수출은 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성장했다.

대구=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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