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LED-마이크로 LED' 투트랙 전략
5G, 8K 콘텐츠 확산 긍정적
"대형화·고해상 트렌드 이어질 것"
"약속한대로 재밌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에서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완벽히 앞섰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8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디지털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QLED TV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QLED 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메탈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퀀텀닷 기술을 적용해 화질 수준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생각과 달랐다. 무엇보다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진영에 글로벌 업체(소니, 하이센스 등)들이 적극 가세하면서 QLED TV는 2500불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에 밀렸다. 충격적인 패배다.
그러나 13년 연속 글로벌 1위의 저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초대형·고화질 흐름에 맞춰 75형 이상 프리미엄 제품군에 집중하면서 QLED TV 판매량은 빠르게 늘어갔다. 한 사장이 지난 여름 "OLED와의 경쟁에서 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이고 언급한 이유다.
결과는 QLED TV의 완승. QLED TV는 75인치 이상 셀인(유통망에 투입된 수량)과 셀아웃(소비자에게 판매된 수량) 모두에서 OLED TV를 앞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75인치 이상 TV 출하 가운데 66%가 삼성전자 TV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2%가 삼성 QLED 8K TV, 14%는 QLED 4K TV였다. 반면 OLED TV 점유율은 0.6%에 그쳤다.
한 사장은 8K 해상도 경쟁에서도 자신감도 드러냈다. 지난해 8월 독일에서 열린 IFA에서 삼성전자는 QLED 8K TV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실상 삼성전자 혼자였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1월 CES에서 8K TV를 선보인 업체는 10여 개로 늘어났다. LG전자, TCL, 소니 등이 대표적이다.
IHS마킷의 자료를 보면 8K TV 출하량은 올해 33만8000대에서 2020년 175만1000대, 2021년 372만5000대, 2022년 503만3000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IHS마킷은 8K TV가 매년 2배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8K 시장에서도 QLED TV의 성장세를 자신하는 이유다.
한 사장은 5G(5세대 이동통신)가 8K 콘텐츠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5G 인프라가 구축되면 고화질·고용량 콘텐츠 확산이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UHD(4K) 방송도 기존 인프라에서 제한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5G가 되면 다양한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기술 속도가 빨라 기대감이 크다"고 언급했다.
QLED 8K와 마이크로 LED를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겠다고도 밝혔다. 당분간은 QLED 8K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마이크로 LED는 B2B(기업-기업 간 거래)로 집중하겠지만, 향후에는 하나의 시장으로 합쳐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 사장은 "시장은 점점 대형화, 고해상도 추세로 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여전히 대형·고해상도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14년 연속 1등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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