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품는다. 유료방송 인수합병(M&A)에 대한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라 인수 가능성은 높다는 진단이다. 이번 인수합병은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T와 SK텔레콤도 다른 유료방송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인수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CJ헬로 최대 주주인 CJ ENM이 갖고 있는 지분 53.92%다. 이번 인수가 이뤄질 경우 LG유플러스는 KT 뒤를 바짝 따라 붙으며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업계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간통신사업자 인수합병 심사,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인수합병으로 LG유플러스는 시너지 효과 창출, CJ헬로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양사에 모두 득이 된다고 봤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CJ헬로 가입자를 기반으로 번들률(인터넷 가입자 대비 IPTV 가입자) 상승,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력 제고, 알뜰폰(MVNO)망 이용료 내재화에 따른 수익성 향상 등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인수가격을 감안하면 CJ헬로의 기업가치는 2조4000억원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를 가입자당 가치로 따져보면 58만원"이라며 "지난해 딜라이브가 서초방송을 현대HCN에 매각했을 때 가입자당 가치가 65만원임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 변동도 예고되고 있다. 케이블 TV시장에서 KT와 SK텔레콤도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CJ헬로 이외에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티브로드와 딜라이브가 있다. 이들은 케이블TV 시장 각각 2, 3위 업체다.
최관순 연구원은 "유료방송 합산규제(여러 유료방송 서비스 운영시 점유율 합산 수치가 전체 시장 3분의 1 초과 금지 법안) 일몰 이후 KT도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옥수수와 푹(POOQ)과의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SK 진영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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