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절반 이상 세금 '0'…되레 지원금은 수천억

입력 2019-02-11 18:05  

종교인 올해 첫 과세 시행…조계종, 승려 4265명 소득 분석

연소득 1330만원 미만 면세
세수 200억원 안팎 그치는데
근로장려금·국민연금 혜택은 확대



[ 김일규 기자 ]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올해 처음 시행되지만 전체 종교인의 절반 이상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종교인 과세에 따른 추가 세수는 수백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금을 내지 않더라도 소득 신고만으로도 근로장려금(EITC), 국민연금 등과 관련해 수천억원의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계종 승려 56% 연소득 1200만원 미만

11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1648개 사찰, 4265명의 승려 대상 연소득 조사 결과 전체의 31.5%(1345명)가 연소득 6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600만원 이상~1200만원 미만은 24.6%(1050명)였다. 조계종 관계자는 “조계종 승려는 연소득 1330만원 미만이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전체의 절반 이상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신교, 천주교 등 다른 곳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종교계는 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종교인 과세에 따른 세수가 2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했다.

“근로장려금만 눈덩이”

종교인이 세금을 내든, 안 내든 소득 신고를 함에 따라 얻는 혜택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일하는 저소득층에 지원되는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올해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완화하고, 지급액을 늘렸다. 단독가구 기준 연소득 요건은 지난해 1300만원 미만에서 올해 2000만원 미만으로 완화했다. 단독가구 대상 최대 지급액은 연 85만원에서 연 150만원으로 인상했다.

일부에선 근로장려금 지급액만 걷는 세금의 두세 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종교인 과세 시행 전 분석에서 개신교 교직자 14만 명 중 소득이 적은 8만 명에게 737억원의 근로장려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종교인까지 감안할 경우 근로장려금 규모가 크게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종교인은 소득을 신고함에 따라 국민연금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종교인 일부는 임의가입을 통해 국민연금을 받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소득 신고를 하지 않아 보험료를 내지 않고, 연금도 못 받았다.

종교인 소득 격차 완화 효과도

물론 모든 종교인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우선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그동안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한다. 게다가 소득이 파악됨에 따라 내지 않던 보험료를 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건강보험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상당수 종교인이 피부양자로서 보험료를 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직장 또는 지역가입자로서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종교인 사이 소득 격차가 완화되는 효과도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과세당국 관계자는 “종교인 과세 자체는 형평성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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