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19 대책 발표 이후
소유권 이전 때까지 전매 금지
분양권 거래건수도 지속 감소
작년 9월 135건→올 1월 59건
거래 줄면 시세 파악 힘들어
매수·매도 '줄다리기' 심할 것
[ 이소은 기자 ]
서울 분양권 시장에서 전매제한이 풀려 신규로 공급되는 분양권이 완전히 사라진다. 전매 가능한 마지막 단지가 준공되는 내년 3월이 지나면 서울 분양권 시장은 문을 닫을 전망이다.
전매제한 해제 단지 사라져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구 신월동 일대에 들어서는 ‘신정 아이파크 위브’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지난해 12월 해제됐다. 이 단지는 2017년 6월 분양돼 이후 18개월간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했다. 전매제한이 해제된 12월 전용 84㎡ 분양권이 7억5191만원(18층)과 7억5803만원(18층)에 두 차례 실거래됐다. 서울에서 전매제한이 풀리는 마지막 분양 단지로 관심을 모으며 올 1월에는 7건 거래됐다. 동일 면적 매물이 6억7580만~7억7680만원에 손바뀜했다. 현지 중개업소에는 2억~3억원대 웃돈이 붙은 분양권이 매물로 등록돼 있다.
신정 아이파크 위브는 서울에서 분양권 상태로 거래될 수 있는 마지막 단지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2017년 ‘6·19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전역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를 전면 금지해서다. 종전에는 강남4구에서만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으나 발표를 통해 나머지 21개구 민간택지에 적용되는 전매제한 기간을 1년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 확대했다. 분양권은 준공 후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로 등기 후에는 주택으로 간주된다. 대책 적용 대상은 대책 발표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아파트다. 신정 아이파크 위브는 대책 발표 직전 모집공고를 냈으나 이후 분양한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부터는 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다.
분양권 거래 역사 속으로
신정 아이파크 위브를 포함해 서울에서 준공 전 분양권 상태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는 32개 단지다. 올해 전매제한이 풀려 시장에 새롭게 공급되는 분양권은 없다. 신규 유입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들이 하나씩 준공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분양권 총매물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에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단지들이 차근차근 입주하면서 매물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정부의 전매제한 규제가 계속되면 분양권 시장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시작된 분양권 거래량 감소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건수는 작년 9월 135건에서 10월 87건, 11월 66건, 12월 93건, 올해 1월 59건 등으로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신정 아이파크 위브 준공 시점인 내년 3월께 서울 분양권 시장은 문을 닫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내년부터는 거래 가능한 물량이 아예 없어지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올해 분주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일부 실수요자는 이미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 분양권을 매입하기보다 청약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단지여도 직장 이전이나 질병, 취학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전매가 가능하다”며 “극소량이긴 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이렇게 나오는 물량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시세를 파악하려면 거래가 활발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적정 시세를 정하기 어려워 매수·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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