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보라뇨 회장 "메이드 인 이탈리아 고집하는 이유는…그래야 명품"

입력 2019-02-12 17:24  

람보르기니에 쓰는 가죽 만드는 '알칸타라'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

"소비자들이 지갑 여는 이유
중국에서 만들면 인정 못 받아"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 일환
친환경 이미지 구축에 주력



[ 이우상 기자 ] “알칸타라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면 중국인들이 먼저 알칸타라를 외면할 겁니다. 장인정신으로 차별화된 명품을 만드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

고기능성 합성섬유 ‘알칸타라’를 생산하는 이탈리아 기업 알칸타라 S.p.A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의 말이다. 알칸타라는 천연가죽(스웨이드)과 촉감이 비슷하면서도 오염에 강하고 불이 붙지 않는다.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알칸타라 내장재를 사용한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1억300만유로(약 1314억원)를 투입해 이탈리아 네라 몬토로 공장을 증축했다. 앞으로 5년간 생산량이 70%가량 늘어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보라뇨 회장은 “세계 시장의 메가트렌드는 ‘다양한 기능성을 충족하면서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고객사가 원하는 사양을 ‘메이드 인 이탈리아’로 맞춤 제공하는 것이 알칸타라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소재’로 명품 반열 올라

한국 기업들이 중국이나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짓는 것처럼 이탈리아 제조기업도 루마니아 등 인건비가 낮은 인근 국가로 떠나고 있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전량 이탈리아 생산을 고집한다. 보라뇨 회장은 “알칸타라 생산직 시급은 한국 최저임금(8350원)보다 다소 높다”면서도 “인건비 부담 때문에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감성적인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메이드 인 이탈리아’에 지갑을 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동물애호가나 채식주의자인 고객은 영국 프리미엄 자동차 벤틀리 ‘플라잉 스퍼’를 구입할 때 내장재로 소 11마리분 가죽을 사용하는 대신 알칸타라를 선택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중의 인식 속에 ‘알칸타라=명품’으로 자리잡은 덕분이다.

하지만 알칸타라도 처음부터 명품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1972년 설립 이후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알칸타라는 평범한 인조 섬유 제조 기업이었다. 보라뇨 회장은 “남들과 같아선 살아남을 수 없음을 직감했다”며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친환경 이미지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다양하게 한 결과 2009년 유럽 최초로 ‘탄소중립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됐다. 탄소중립성이란 제조 및 운송 과정 중 발생한 온실가스를 개발도상국 내 풍력발전소 투자 등을 통해 상쇄하는 것을 말한다. 보라뇨 회장은 “경쟁사와의 차별화로 택한 ‘친환경’과 ‘지속 가능성’ 전략이 통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2009년 6430만유로(약 824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억400만유로(2611억원)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기술개발과 협업으로 고객 확대

알칸타라는 영업이익의 3.3%인 590만유로(75억원)를 기술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 보라뇨 회장은 “이탈리아 디자이너는 물론 다양한 표면처리 기술을 갖고 있는 현지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가죽 질감뿐 아니라 단단한 나무, 부드러운 벨벳 같은 촉감의 알칸타라도 이런 협업을 통해 나왔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도 알칸타라의 고객사다. 2021년 말에는 알칸타라를 쓴 현대차의 전기자동차가 나올 예정이다.

알칸타라는 신축 공장 가동으로 올해 매출이 9~10%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정 개선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라뇨 회장은 “알칸타라의 친환경적인 가치를 높게 평가해 돈을 더 지급하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한국 기업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베니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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