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들이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이익 창출력은 크게 약화된 반면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은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LG디스플레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AA-는 10개 투자적격등급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에 따른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돼 이익 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7년 2조4616억원이었던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지난해 929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이 신용평가사는 추정했다. 중국 경쟁사들의 패널 공급 확대로 2017년 하반기 시작된 LCD 패널 가격 약세가 지난해까지 이어진 여파다. LCD 부문은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한다.
이익 창출력은 떨어진 반면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8조원, 내년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해서다. OLED TV 출하량이 2017년 178만6000대에서 지난해 289만5000대로 증가하는 등 OLED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LCD 대비 작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최원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형 OLED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전체 TV 및 LCD 대비 비중이 크지 않고 생산성도 국내 경쟁사 대비 낮다”며 “LCD 실적 부진 및 OLED 사업 초기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의 이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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