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단지 통합…5단지는 별도
[ 선한결 기자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우려해 재건축 사업을 미뤄온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7단지가 재건축 사업에 시동을 건다. 올해 예정된 공시가격 인상 등을 활용해 초과이익환수금액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강남구청은 지난 12일 개포5단지, 개포6·7단지 등 두 정비사업장에 대해 각각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을 승인했다. 예비추진위원회가 지난달 추진위원회 승인을 신청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개포주공5~7단지는 분당선 개포동역과 대모산입구역 사이 개포로를 따라 들어선 중층 단지다. 모두 1983년 준공돼 올해 입주 37년차를 맞았다.
개포6·7단지는 한 필지를 나눠 써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6단지는 지상 13~15층 높이 1060가구, 7단지는 지상 15층 높이 900가구로 구성돼 있다. 두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총 299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두 단지는 지구단위계획 권장안에 따라 개포로88길을 사이에 둔 개포5단지와도 통합 재건축 논의를 벌였으나 무산됐다. 대지지분 차이와 단지 사이 도로 문제 등을 놓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5단지는 지상 14층 940가구를 헐고 지상 최고 35층 1307가구의 새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양재천과 분당선 지하철역 두 곳이 인근에 있고 양전초, 개원중, 경기여고, 개포고 등이 가까워 입지가 좋다는 평이다. 대지지분이 상대적으로 커 재건축 사업성이 높은 편이다.
작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서 재건축 사업을 잠시 미뤘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은 추진위 설립 승인일부터 산정되기 때문이다. 개포5단지는 작년 상반기 추진위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사업을 반년 정도 미뤘다.
개포5~7단지는 공시가격 대폭 인상이 예정된 올해 추진위를 설립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충격을 완화할 계획이다. 공시가격은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할 때 개시·종료 시점 주택가액의 근거가 된다. 환수금액은 준공 시점의 새 아파트 가격에서 재건축 개시 시점 당시 아파트 공시가격,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총액, 공사비 등을 뺀 차액에 부과율을 곱해 산정한다. 그간 집값 상승분이 상당폭 반영된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향후 사업 이익 추산분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다. 일부 주민은 작년 한국감정원에 공시가격을 올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개포5단지 예비추진위가 자체적으로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예상치를 계산한 결과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은 35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지 예비추진위 관계자는 “환수금액은 대부분 조합원 환급금으로 충당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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