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순간에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초전설득'이 뭐지?

입력 2019-02-14 17:03  

공병호의 파워독서

상대가 메시지 접하기 전에 '오프너'라 불리는 사전행동 통해
이미 받아들이게 만드는 과정

질문자의 '유도된 주의'가 듣는 사람의 경계심 허물어
의도된 응답 가능성 높여줘

"평화냐, 전쟁이냐" 질문에 '평화' 응답 많은 것과 같은 원리

초전설득
로버트 치알디니 / 21세기북스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설득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로버트 치알디니 애리조나주립대 심리마케팅학과 명예교수가 쓴 《초전설득》(21세기북스)은 호소력 있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전작인 《설득의 심리학》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기에 이번 책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이번 책은 상대를 설득하려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다룬 책이다. 무엇보다 짧은 순간에 설득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초전설득’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설득의 귀재는 상대방이 메시지를 접하기도 전, 이미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사전 과정에 집중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초전설득이라고 부른다. 초전설득은 요구사항을 꺼내놓기 전에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오프너’라 불리는 사전행동이 제대로 준비된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수용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설득과 관련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사전에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책은 이를 과학적이고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해서 설명한다.

“사회생활이 불만족스러운가요?”라는 질문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습니다”고 답한다. 책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을 상대로 한 이 연구조사 결과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응답보다 무려 375% 높았다고 한다. 이런 질문은 통상 ‘통과할 수 있는 미끄럼틀이 하나밖에 없다’는 뜻으로 ‘싱글-슈트 질문’이라 부른다. 답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상대방이 쳐놓은 의도에 걸려들 수밖에 없다. “평화를 원합니까? 전쟁을 원합니까?”라는 유의 질문에는 ‘평화’라는 답이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 “당신은 타인을 잘 돕는 사람입니까?”라는 질문도 마찬가지로 ‘그렇다’는 답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질문은 ‘초전설득 오프너’로 매우 훌륭한 사례다. 저자는 서술한다. “유도된 주의(注意)는 초전설득 단계에서 듣는 사람의 경계를 허문다. 그 메시지를 처리하기도 전에 이미 마음의 빗장을 열어 놓는 셈이다. 이는 모든 설득가의 꿈이기도 하다.”

어떤 사건을 두고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기사도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기사에 대한 노출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변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언론이 어떤 기사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 그것은 사람들이 무엇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인기를 끄는 사람이나 영화, 그리고 책 등의 중요성이 과대평가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기사뿐 아니라 자주 보고 듣는 다양한 정보는 사람들에게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성취’와 관련한 단어를 많이 접할수록 전반적인 성과가 높아지고 일에 대한 의지도 강해진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오프너’를 가동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일독할 만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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