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그룹 실적 '쌍끌이'
생명은 1141억 적자로 전환
김광수 회장 "리스크 관리 전념"
[ 정지은 기자 ] 농협금융그룹이 지난해 1조2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지배지분 순이익)이 2017년의 8598억원보다 41.8% 증가한 1조218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각각 역대 최대 순이익을 내면서 그룹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사회공헌비 1000억원가량과 농가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낸 농업지원사업비 3858억원을 합치면 실제 순이익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농협금융은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며 충당금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며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 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은 7355억원으로 전년보다 22.1% 감소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7조9104억원과 1조789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4.5%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87.5% 증가한 1조2226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전년 대비 0.12%포인트 높아진 1.65%(연간 기준)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017년보다 3.1% 증가한 360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의 보험 계열사들은 ‘어닝 쇼크’를 나타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환헤지비용 증가 등으로 114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농협손보는 폭염 여파로 순이익이 92.4% 줄어 20억원에 그쳤다. 농협금융 내부에선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수익성 악화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올해 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내겠다는 경영목표를 정했다. 지난해보다 23.1% 늘어난 수준으로, 또 한 번 기록을 경신하겠다는 포부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사진)은 “올해는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리스크 관리에 힘쓰며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