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마음에 식사자리 마련"…메뉴는 영양밥·도가니탕

입력 2019-02-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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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
靑 간담회 이모저모

靑 "보양식으로 힘내자는 취지"
소상공인이 만든 음료·디저트도



[ 박재원 기자 ] 청와대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한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특별 MC를 섭외한 것은 물론 그간 열린 간담회 중 유일하게 오찬까지 제공하면서 3시간30분 동안 행사를 이어갔다.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 사회자는 제과점, 중식당 등을 창업한 경험이 있는 방송인 서경석 씨가 맡았다. 그는 딱딱했던 앞선 간담회들과 달리 “저 뒤쪽, 왼쪽에서 활발하게 의견을 내주시는데 우측도 분발해주십시오” 등의 말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해온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로하는 뜻을 담은 식사도 제공됐다. 청와대는 이날 메뉴로 오곡영양밥과 도가니탕을 준비했다. ‘보양식’으로 힘을 내자는 취지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이 직접 제조해 판매 중인 상품도 식탁에 올랐다. 오찬 메뉴에 포함된 건강음료 홍상청 주스는 정기인 유한고려인삼 대표가 만든 제품이다. 디저트로는 ‘요즘’이라는 점포를 운영하는 박성기 씨가 제공한 그릭요거트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릭요거트는 완성되기까지 5일에서 7일이 걸린다”며 “어려움을 함께 잘 버티고 극복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대기업·중견기업 간담회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았을 텐데 그런 미안한 마음에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정부 정책을 적극 알리기 위해 행사 이후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포켓북을 나눠주기도 했다. 책자에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지원 대상과 지원 규모, 신청 절차 등과 자영업·소상공인의 애로사항에 대한 질의응답 내용이 담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제안된 의견은 지난해 말 마련한 ‘자영업 성장·혁신 종합대책’에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160여 명에 달했다. 한 자영업자는 “부지런히 손을 들었는데 참석자가 워낙 많아 발언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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