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한 김진태·김순례, 당규 따라 全大 끝난뒤 윤리위에 회부키로
의원 3분의2 찬성해야 제명 가능…이종명 징계조치 실현여부 불투명
민주당 "국회서 의원직 박탈해야"…바른미래·평화당 "징계 쇼" 비판
30% 육박하던 한국당 지지율, '5·18 망언'으로 3.2%P 급락
[ 하헌형/배정철 기자 ]
자유한국당은 ‘5·18 민주화운동 망언’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중 이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2·27 전당대회에 각각 당대표와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전대가 끝난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요식행위” “날강도에게 칼을 쥐여주려 하느냐” 등의 표현을 써 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의총서 ‘이종명 제명’ 최종 판가름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이 의원은 제명하고, 김진태, 김순례 의원은 당규에 따라 2·27 전당대회 때까지 징계 관련 논의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에는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는 중앙윤리위원회 회부 및 징계를 유예받는다’는 조항이 있다.
“당을 잘못 관리한 책임이 있다”며 스스로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에게는 주의가 내려졌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는 경고, 당원권 정지, 제명, 탈당 권유 등이다.
한국당은 앞으로 10일 이내에 의원총회를 열어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총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 의원은 제명돼도 무소속으로 비례대표 의원직은 유지한다.
당 안팎에서는 김진태, 김순례 의원이 이달 27일 전대에서 낙선하면 당원권 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진태 의원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이제 전당대회에 집중하겠다”며 “이 의원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국당 윤리위원 다섯 명은 전날부터 두 차례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들 3명 의원의 징계 여부를 논의했다. 전날 회의 시작 전 국회에 집결한 김진태 의원 열성 지지자 100여 명이 ‘윤리위 제소 당장 취소하라’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자 회의 장소를 급하게 옮기기도 했다.
민주당 “국회서 제명시킬 것”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전형적 ‘꼬리 자르기’식 조치”라며 한국당을 향해 일제히 맹공을 퍼부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당규를 내세워 보호막을 씌우는 한국당의 안일한 사태 인식이 놀랍다”며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야 3당과 협력해 이들을 국회에서 제명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망언을 쏟아 낸 자들에게 당대표, 최고위원 가는 길을 열어준 결정은 날강도에게 칼을 쥐여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유성엽 평화당 최고위원도 “쇼맨십 징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처음으로 지난주 30% 선에 근접했던 한국당 지지율은 ‘5·18 망언’ 논란 탓에 20%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를 벌인 결과 한국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2%포인트 하락한 25.7%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40.9%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대구·경북(TK) 및 부산·경남(PK) 지역, 60대 이상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과 계층에서 지지자들이 이탈하면서 4주 연속 이어진 한국당 지지율 상승세가 꺾였다”고 말했다.
하헌형/배정철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