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21년 연속 흑자…수출 '힘' 컸다

입력 2019-02-15 15:16  


지난해 경상수지가 21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을 필두로 세계 교역량이 증대했다. 다만 작년 12월엔 수출이 감소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개월 만에 최소로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역대 두 번째로 적자 폭이 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충격에서 회복되는 속도가 더딘 탓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8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764억1000만달러 흑자였다.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흑자 폭은 전년(752억3000만달러)보다 확대했다.

상품수지는 1118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반도체 수출 호조, 세계 교역량 증대로 상품 수출이 7.8% 증가하며 역대 1위(6254억4000만달러) 기록을 세웠다.

유가 상승 여파로 상품 수입(5135억7000만달러)도 10.0%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297억4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2017년(-367억3000만달러) 다음으로 큰 역대 2위 적자 기록이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가 166억5000만달러 적자로 역시 전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입국자가 감소했다가 작년에는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게임, 소프트웨어 판매 호조에 힘입어 통신·컴퓨터·정보서비스 수지는 21억1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본원소득수지는 27억8000만달러 흑자였다.

그중 배당지급은 사상 최대인 223억6000만달러였다. 기업 영업 이익 증가와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 요구 확대, 배당 확대 정책 영향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04억9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사상 최대인 389억2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역대 2위인 144억8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 649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 211억1000만달러씩 늘었다.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사상 최장(80개월) 흑자 행진을 이어갔으나 흑자 규모는 작년 4월(13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한은이 과거 시계열 수정 작업을 거치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 기록 시점은 2012년 3월에서 5월로 밀렸다.

기존에 여행수입에 포함되던 해외 역직구(온라인 해외판매)를 상품 수출로 재분류했고 통관수입에 포함되지 않았던 면세점의 외국산 물품 도입금액 자료를 입수해 상품 수입에 새로 반영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65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2월(55억7000만달러) 이후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품 수출이 1.4% 줄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단가가 하락했고 대(對)중국 수출이 감소했다"며 "작년 9월엔 영업일 수가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월간 기준) 상품 수출은 사실상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중 수출은 무선통신기기, 화학공업 제품, 기계류 위주로 감소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업체의 점유율 확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중국 제조업 경기 둔화 여파가 겹치면서다.

지난달에는 통관수출 감소 폭이 전월보다 확대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서비스수지는 19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2016년 12월(-6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운송수지(-3000만달러), 여행수지(-15억4000만달러) 등 서비스수지 세부 항목들이 전년 동월 대비 개선된 영향이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54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32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도 18억6000만달러 각각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55억5000만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 국내투자는 15억6000만달러 줄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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