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태극기 세력은 나라위해 헌신한 분들"…오세훈 "강성보수 우려 크다"

입력 2019-02-15 17:21  

한국당 당권주자 첫 TV토론

태극기 부대 등 놓고 난타전

오세훈 "5·18 망언, 호남 짓밟아"
김진태 "오세훈 후보 촛불집회 참석"

황교안, 국정 경험 등 '안정성' 강조
오세훈·김진태, 과거 행적 거론 '판 흔들기'



[ 박종필 기자 ]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은 15일 열린 첫 TV 토론에서 ‘5·18 망언’ 논란과 태극기 부대에 대한 평가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황교안 후보는 태극기 부대가 “나라에 헌신한 분들”이라며 끌어안은 반면 오세훈 후보는 “한국당이 강성보수로 갈 우려가 크다”고 받아쳤다. 5·18 망언 논란의 당사자인 김진태 후보는 ‘우파 선명성’을 강조했다.

세 후보는 이날 OBS 주최로 열린 생방송 TV 토론에서 상호 검증을 위한 날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통상 TV 토론은 선두 주자에 대한 후발 주자들의 공세에 초점이 맞춰진다. 하지만 이날엔 5·18 망언 논란 등을 둘러싼 오·김 후보 간 공방이 더 부각됐다.

오 후보는 인사말에서 “5·18을 격하하는 망언은 특정 지역(호남)의 당세가 약하다고 짓밟는 것”이라며 “관계된 분이 후보로 있다. 분명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파정당에서도 맨 오른쪽에 계신 분이 더 오른쪽으로 가면 낭떠러지로 갈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력이 있지 않으냐”며 오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좌로 이동할 때 오른쪽에 저 혼자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외곽 지지세력 중 하나로 분류되는 ‘태극기부대’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보수진영의 중도 확장성’을 내세운 오 후보와 황·김 후보 간 대치전선이 형성됐다. 오 후보는 “태극기부대로 상징되는 강성보수 이미지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 후보는 “어떻게 해서든 박 전 대통령을 구하려 했던 분들”이라며 긴 시간에 걸쳐 태극기 집회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황 후보는 “태극기 세력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인데 이분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의 확장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는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며 “일부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분들이 우려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김 후보는 황 후보의 과거 행적과 신상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오 후보는 “황 후보 아들의 주특기와 보직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바뀌었다” “황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부산 엘시티에 대한 투자 이민이 전격 허용됐다” 등의 공세를 펼쳤다. 황 후보는 “원칙대로 처리한 것들”이라며 해당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황 후보가 공직에서 쌓은 국정 경험을 강조하며 안정성을 강조하자 김 후보는 “황 후보가 한 번쯤은 뜨거워져 봤으면 좋겠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고 미지근하게 (정치를) 끌고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5·18 문제로 수세에 몰린 김 후보가 작심하고 우파 선명성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라면서 “황 후보는 말실수를 줄이는 ‘안전’에 힘쓰고, 오 후보는 수도권 득표를 강조하며 ‘개혁보수’ 이미지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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