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 부산외국어대 교수가 1949년에 건국된 중화인민공화국 경제사를 출간했다.그동안 중국 및 일본에서 간행된 ‘현대중국경제사’가 번역된 경우는 있지만, 국내 학자에 의해서 저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15일 중국학 전문출판사인 차이나하우스에서 간행됐다. 한국연구재단 저술출판지원사업(2015~2017) 결과물이기도 하다. 중국 건국후인 1949년부터 2015년까지의 현대중국경제사를 서술하면서, 그 틀을 1차 5개년 계획(1953~1957년)부터 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까지 12회차 주요 경제개발 계획의 목표, 내용, 중요 이슈의 성과 분석에 두고 있다.
1949년, 공산 혁명후 건국된 중국은 이전 명·청 같은 봉건시대와는 전혀 다른 체제를 수립했다. 중국 성립 후 70여년간 펼쳐진 현대중국경제사는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체제의 변화와 제도의 변혁을 겪고 있다.계획경제로 시작돼 상품경제를 거쳐 현재는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경험하고 있는 최근 70여년간의 중국경제는 경제사적 논점이 선택부터가 새로운 도전이다고 김교수는 설명했다.
구 소련의 지원아래 중국은 계획경제를 채택하고 고도로 중앙정부에 집중된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다.이러한 경제체제의 연장선에서 1953년부터 5개년으로 경제계획 기간을 확정해 중앙정부에 집중됐던 인력·물자·자금 등 자원을 어떤 산업 혹은 분야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고 집행해왔다. 대약진운동으로 경제기반이 파괴됐던 3년(1963-1965년)을 제외하고, 5개년 경제계획은 지금까지 지속돼 13차 5개년 경제규획(2016~2020년)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5개년 경제계획은 소비에트연방(소련)에 기인한다. 소련의 국민경제발전 5개년 계획은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주도 계획으로, 제1차(1928~1932년)부터 1991년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계획이 수립,집행됐다.이러한 배경으로 2015년까지 총 12회차가 진행된 중국의 5개년 경제계획의 목적과 배경,주요 내용 및 효과를 분석하는 것을 저자는 현대중국경제사를 서술하는 주효한 방법으로 판단했다.
한 나라의 경제사를 쓰는 일은 학술적 지식 외에도 그 나라의 경제 구성요소를 씨줄과 날줄로 입체화 시켜 엮을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한 작업이다. 부산외대 중앙도서관장을 맡고 있는 김동하 교수는 국민대 중문과를 졸업한 후, 한중 수교 후 유학 1세대로서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칭화대학 경제학연구소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저자의 지도교수인 리우메이쉰(?美珣) 교수는 당시 푸?성 성장이던 시진핑의 박사논문을 지도(1998~2001)했다.이후 김 교수는 외환은행경제연구소, 포스코경영연구소 등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중국금융과 산업에 대한 분석 능력을 축적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도 분석 틀로 작용했다. 김 교수의 유학시기는 중국이 막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시작한 시점(1994)이다. 이중가격제의 소멸과 대학무상교육의 폐지 등이 중국인들에게 어떻게 체감 되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중국에 설립된 민간연구소(POSRI) 베이징 사무소 대표(2005~2007) 경험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기업들이 겪었던 변화와 혼돈이 5개년 계획과 함께 분석됐다. 김 교수는 “지금도 진행중인 중국의 5개년 계획은 중국경제는 물론, 정치·사회·문화·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망원경이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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