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오세훈 '양강 구도'…'우파 선명성' 앞세워 판 흔드는 김진태

입력 2019-02-17 18:15  

한국당 당권주자 '유튜브 토론'

'협력이익공유제' 놓고 격돌
황교안 "경제적 약자들과 함께 가야"
김진태 "어정쩡한 태도" 黃에 공세
오세훈 "중도 보수도 껴안아야"

오세훈·김진태 협공에 황교안 "내부총질 말라"



[ 박종필 기자 ]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 주자들의 생방송 토론이 열린 17일 각 후보는 보수 정체성과 경제·안보정책을 놓고 경쟁을 벌였다. 우파 선명성을 강조하는 김진태 후보는 선두 주자인 황교안·오세훈 후보를 따라잡기 위해 적극 공세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애썼다.

김 후보는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협력이익공유제’를 고리로 황 후보를 겨냥했다. 황 후보가 “시장경제 원칙을 지키면서 경제적 약자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원론적인 주장을 펼치자 김 후보는 “어정쩡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중도층 외연 확장’을 목표로 하는 오 후보에게는 “우파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뜨뜻미지근한 태도”라고 비판하면서 황 후보 비판에는 ‘협공’을 펼치는 전략도 구사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거치며 경제 관련 법안을 다뤘던 김 후보에게 자신 있는 주제였다. 그는 황 후보를 향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상생해야 한다고 하지만 둘의 손을 다 들어주지 못할 때가 많다. 협력이익공유제의 입장이 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황 후보는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경제 주체 간에) 합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다른 기업에서 낸 이익을 또 다른 회사가 달라고 하는 게 바로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의 ‘중도 보수 확장론’은 지난 1차 토론에 이어 이날도 김 후보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됐다. 김 후보가 “제대로 된 우파의 가치를 지키지도 못하면서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자꾸 좌편향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에 (보수 지지층의) 분노가 많이 올라가 있기 때문에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투표장에 다 나올 것”이라며 “문제는 지난 대선 때 유승민과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920만 표를 어떻게 사로잡느냐인데 따뜻한 보수로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면서 경제를 살려달라는 취지의 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투쟁력을 바탕으로 ‘집토끼’ 결집에는 장점이 있지만 수도권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전국 선거에는 진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황 후보와 북한 미사일에 대응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3축 체계’(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 대량응징보복)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황 후보가 “지난 정부에서 완성한 한국형 3축 체계 정책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오 후보는 “굉장히 무리한 계획이고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개발에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고 응수했다.

황 후보는 오·김 후보의 파상 공세에 “국민과 당원의 바람은 싸우지 말고 내부 총질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 안에서 힘을 모아 밖에 있는 대상과 싸워 이기는 자유 우파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유튜브 인터넷 생방송으로 1시간30분간 진행된 토론회는 실시간 최다 접속자 수가 3000여 명에 달했다. 현재까지는 당권 경쟁 구도상 황·오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앞서 있다. 하지만 김 후보가 다른 두 후보와 동등한 발언 기회를 보장받은 두 차례의 토론 과정을 통해 충분한 발언권을 확보함으로써 후발 주자로서 상당한 실익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대구·경북(TK) 당원들을 대상으로 2차 합동연설회를 연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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