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개발 노하우부터 현장컨설팅·기술자문까지 대기업 코디 받는 경북 사회적기업

입력 2019-02-18 17:58  

범 LG그룹 아워홈, 경북도 협약…年 100억 생산품·농산물 구매
CJ제일제당, 한국에코팜과 함께 종자생산 계약재배 농가수 늘려
종이컵 매출 전국3위 제일산업에 SK행복나래, 인센티브 나눔 '눈길'



[ 오경묵 기자 ] 경북지역 사회적 경제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들이 계약생산, 유통물류시스템 활용,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 등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18일 도청에서 범(汎)LG그룹 계열사인 아워홈(대표 김길수)과 사회적 경제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7800억원, 종업원 9500여 명의 국내 최대 종합식품기업이다. 급식, 외식, 식품·식자재 사업 등을 한다.

경상북도가 대기업과의 협력에 본격 나선 것은 사회적 경제기업의 일자리 창출과 지속성장을 위해 시장경쟁력이 크고 상품 개발 지원과 유통·물류시스템이 강한 대기업과의 연계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으로 아워홈은 연간 1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경제기업 생산품과 농산물을 구매하고 사회적 경제기업에 유통·물류시스템과 수·발주시스템 기술을 전수하기로 했다. PB 상품 개발지원 창업과 현장컨설팅 기술자문 등도 지원한다. 경상북도와 아워홈은 3억원씩 투자해 사회적 경제 유통 직거래매장도 설치하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 3월 종자 관련 법인인 CJ브리딩을 설립하면서 예천의 청년 사회적 경제기업인 한국에코팜(대표 김영균)과 함께 예천, 안동지역 농민에게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2년 10곳에 불과하던 종자생산 계약재배 농가는 지난해 말 60개로 늘어났다. 대기업과 사회적 경제기업이 협력해 농가에 일거리를 제공하고 소멸위기의 농촌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또 장애인 26명을 고용하고 있는 칠곡의 사회적 기업 제일산업(대표 정범수)은 SK의 사회적 경제기업인 행복나래의 지원으로 종이컵 매출 전국 3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정범수 대표는 “어떤 기업들은 납품 후 4개월이 지나 그것도 어음으로 결제했지만 SK의 행복나래는 납품 즉시 결제해주는 데다 거래를 통해 남은 이익을 주주배당 대신 협력업체에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사회공헌활동을 해 크게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경산의 코어피앤씨(대표 김영순)는 SK의 사회적 경제기업인 행복나래 납품은 물론 홈쇼핑 진출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세제를 미리 첨가한 항균수세미로 특허를 등록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0억원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종업원 18명인 이 회사는 절반 이상을 사회취약계층으로 고용하고 있다.

김길수 아워홈 대표는 “경상북도와 협력해 사회적 경제기업의 활성화에 힘을 보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영리활동과 사회적 가치 모두를 잡아야 하는 사회적 경제기업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기업과의 협력은 사회적 경제기업의 판로확대와 시장개척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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