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최근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모집액의 네 배에 달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날 투자 기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8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15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3년물에는 6200억원, 500억원을 계획한 5년물에는 1900억원이 각각 들어왔다.
최근 이 회사 신용등급이 한 계단 떨어진 걸 감안하면 ‘선방’을 넘어 ‘흥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낮췄다.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공급 과잉에 따른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돼 이익 창출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017년 2조461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29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은 금리 매력과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리는 공모액 기준으로 3년물과 5년물 모두 민간 채권평가사 평균 금리보다 1bp(bp=0.01%) 낮게 정해졌다. 발행액이 늘어나면 금리가 평균 금리 대비 1bp 높은 수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풍부한 투자 수요를 감안해 최대 4000억원 이내에서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용등급이 떨어졌지만 계속되는 연초 효과로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금리가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수준에서 정해진 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는 기관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차환자금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오는 4월 1200억원, 5월 1400억원 등 2600억원어치의 공모채 만기가 각각 도래한다. 발행일은 오는 26일이다. 발행 업무는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으로 맡았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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