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경영권 등 모든 권리 필리핀 현지은행에 넘긴다

입력 2019-02-19 14:23  

≪이 기사는 02월19일(14: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필리핀 현지 은행에 넘긴다. 수빅조선소의 보증채무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한진중공업이 채무조정을 넘어 아예 경영권을 필리핀 측에 넘기면서 부산 영도 중심의 ‘클린컴퍼니’를 구축하려는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진중공업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내 5개 은행과의 채무조정 협상에서 자회사인 수빅조선소(HHIC-Phil Inc.)의 경영권 및 자산 등 모든 권리를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4억 1000만 달러(약 4600억원) 규모의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대신 현지은행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한진중공업 본사 주식 일부를 취득하기로 한 채무조정안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행보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의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출자전환을 통해 필리핀 현지은행이 취득할 한진중공업 주식 규모를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 현지 채권단 주도로 수빅조선소 매각을 추진해 일정 부분의 채무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과 채권단 측은 합의내용이 반영된 계획안을 2월 말까지 필리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지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계획안은 확정된다.

한진중공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수빅조선소 경영권 이전에 나선 것은 채무 조정이 달성된다고 해도 한국 자체적으로 매각 등 경영정상화를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판단에서다. 수빅조선소 채무를 출자전환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현지은행들이 얻게 될 한진중공업 본사에 대한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회생절차 신청에 따라 자산평가 손실과 충당부채를 설정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져 지난 13일부터 주식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한진중공업이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해선 오는 4월 1일까지 자본잠식이 해소됐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수빅조선소 사태가 정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한진중공업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다. 18일 산업은행 등 9곳의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채권단 회의를 열고 지난해 자율협약 연장 과정에서 결정된 2500억원의 신규지원금의 출자전환 비율 등을 논의했다. 국내·외 채권단의 부채가 출자전환되면 부채가 자본금으로 전환돼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의 부채총계는 3조4523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년 내 상환해야할 부채가 2조 736억원에 달한다.

국내·외 채권의 출자전환 과정을 통해 한진중공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는 한진중공업홀딩스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총 3285만8263주를 보유, 30.9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남호 한진주공업 회장은 52만 9000주를 가지고 있어 0.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고, 조 회장은 보유한 한진중공업홀딩스 지분(1373만주, 46.5%)를 통해 한진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출자전환 및 기존 주주에 대한 감자가 이뤄지면 사실상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은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빅조선소를 정리한 한진중공업은 향후 군함 등 특수선을 제조하는 부산 영도 조선소를 중심으로 ‘클린 컴퍼니’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지난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 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해 약 3년 간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국가가 발주하는 방산 물량은 의무적 경쟁 입찰 조건으로 인해 저가 수주 문제가 제기되긴 하지만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분야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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