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홈쇼핑 등 기업 택배비용 100~200원 올려
개인택배 온라인 할인제도 폐지
"택배 단가 현실화는 불가피"
다른 업체도 가격 인상 나서나
[ 김보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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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올리기로 한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국내 택배비는 30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왔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의 택배비 인상을 앞두면서 2,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택배도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000만 개→25억 개, 운임 반 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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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택배가격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바닥을 친 택배비가 드디어 정상화된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 택배산업은 1990년대 초 등장했다. 당시 택배비는 건당 5000원이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 택배비는 건당 2500원으로 절반이다. 과당 경쟁 탓이었다. 가격이 점점 하락할 동안에도 택배 물동량은 꾸준히 늘었다. 1992년 연간 1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25억 상자로 늘었다. 택배산업 규모도 5조6673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11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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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2, 3위도 ‘제값 받기’ 나설까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제값 받기’ 정책을 시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제 물품 크기와 중량에 맞춰 택배비를 다르게 책정하는 체적확인 시스템(ITS)을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쌀, 매트리스 등 무겁고 부피가 큰 택배에는 그에 맞는 추가 비용을 내게 한 것. 개인택배를 CJ대한통운 온라인으로 신청할 경우 1000원을 할인해주던 정책도 다음달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다른 업체도 택배비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건비 인상 등 고정비용이 크게 늘었는데 아무도 가격을 못 올리고 있었다”며 “택배산업은 성장하지만 운임은 점점 내려가는 비현실적 상황이 오래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택배업계는 당장 소비자 부담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상위 3개사가 택배비를 인상하면 장기적으로 소비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바로 택배비를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무료배송 기준 가격을 올리거나 장기적으로 택배비 부담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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