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차왕 엄복동'이 논란 속에 베일을 벗었다.
김유성 감독이 19일 서울시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시사회에서 그간의 논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로 참석한 이범수, 타이틀롤 정지훈 등도 "열심히 노력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 강점기, 일본이 그들의 지배력을 과시하기 위해 진행한 자전차대회에서 우승을 휩쓴 엄복동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개봉해 더욱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개봉 직전 엄복동이 자전거 절도 공봄으로 징역을 선고받았다는 기사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자전거 도둑을 민중의 영웅으로 포장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2003년부터 '자전차왕 엄복동'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는 김유성 감독은 "시나리오 쓸 당시엔 엄복동의 말년의 사건들에 대해선 몰랐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엄복동에 대한 일화를 얘기해 준 게 시작이었다"며 "자전거로 일제 강점기에 민족의 울분을 풀고, 자긍심을 회복시켜줬다는 사실에 집중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또 자전거 도둑 논란에 대해선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됐지만, 부분이 전체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이어 김유성 감독은 "엄복동의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싶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엄복동' 시즌2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극중 등장하는 애국가 열창 등의 요소가 애국심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국뽕'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또한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3.1운동을 겨냥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김유성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유성은 "이 영화를 연출하면서 고민한 부분이 일제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며 "'국뽕'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왜 지양해야 하나 싶다. 이게 하나의 얘깃거리가 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범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람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범수는 '자전차왕 엄복동'의 제작자이자 엄복동의 스승인 일미상회 사장 황재호 역을 맡아 1인2역으로 활약했다. 극중에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범수는 "감히 제작이라는 타이틀을 맡아 작품에 임하다보니 전체적인 걸 봐야했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엄복동이 자전거 도둑이 됐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저희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일제 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에 민족의 자긍심을 주는 청년이었다"며 "자기가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미래로 나가고, 희망을 던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바람을 전했다.
타이틀롤 엄복동 역을 맡은 정지훈도 "이 영화를 하면서 엄복동이라는 분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며 "허구의 인물인 줄 알았는데, 실존했던 인물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이런 존재의 사람이 있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전차왕 엄복동'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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