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벤처 해외진출 적극도울 것"
≪이 기사는 02월20일(15:3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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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까지 1억명 이상의 자영업자들이 그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
산업은행이 20일 개최한 '2019 KDB넥스트라운드' 오프닝 데이 행사에 참석한 존 추아 그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량호출 서비스는 택시 등 기존 운송사업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이처럼 말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차량호출, 차량공유 뿐만 아니라 결제, 음식배달 등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의 디디, 미국의 우버와 함께 세계 3대 차량공유업체로 손꼽힌다. 현대자동차, SK 등 국내 대기업도 지분투자를 했다.
존 추아 CFO는 "지난해 음식배달, 전자지갑, 결제, 대출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중"이라며 "이를 위해 경쟁사인 우버는 물론 토코피디아, 부킹닷컴, 해피프레쉬, 현대자동차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 핑안보험과 연계해 보험업에 진출하는 등 올해에도 영토 확장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물리적 이동성을 넘어 사회경제적 이동성을 확장시키는 모든 영역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 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동남아는 하나의 시장이 아니라 종교 인종 문화가 다른 10개 다양한 나라로 구성돼 있다"며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존 추아 CFO의 성공사례 발표로 문을 연 KDB넥스트라운드는 2016년 첫 라운드를 개최한 이후 총 215번의 라운드를 열어 739개 기업을 소개하고, 이중 53개 기업에 총 7097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산업은행이 직접 투자한 금액도 839억원에 달한다.
올해에도 매주 벤처기업과 투자자들의 가교 역할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VC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등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연구단계에서 사장될 위기에 처한 기술중심 스타트업을 발굴해 초기투자 및 인수·합병(M&A)을 주선하는 기술거래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벤처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벤처기업들도 반색하고 있다. 초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창구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VC업계 관계자는 “넥스트라운드는 3년간의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벤처투자 플랫폼으로의 위치를 확실히 다졌다”며 “그랩을 뛰어넘는 데카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선 산업은행 등이 벤처생태계에 투입하는 ‘인내자본’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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