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썰쩐]유상증자 나선 두산중공업, 현대·삼성重 데자뷔?

입력 2019-02-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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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를 발표한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예상보다 유상증자 금액이 크고, 대부분이 두산건설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것으로 풀이되서다. 과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가가 폭락했던 상황이 두산중공업에서도 펼쳐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오후 2시20분 현재 두산중공업은 전날보다 790원(8.62%) 하락한 83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엔 8460원까지 빠지면서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유상증자를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데 따른 여파다. 두산중공업은 608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오는 5월 보통주(5431억원)와 전환상환우선주(653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보통주는 8500만주, 전환상환우선주는 936만주가 발행되며 이는 증자전 발행주식수의 72.6%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다. 회사는 조달 자금 중 3000억원을 두산건설 증자에 참여하며, 나머지는 차입금 상환과 풍력 등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증권가도 이번 유상증자를 부정적으로 판단해 주가의 눈높이를 낮췄다. 이날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만2800원에서 8200원으로 내렸다. 대신증권도 1만500원에서 9000원으로 낮췄으며 삼성증권도 9600원에서 7900원까지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기존 목표가(1만3000원)에서 절반 이상 낮춘 6400원을 제시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의 목표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금액이 예상보다 많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자는 예상했던 시나리오지만 기존 예상(4000억원 내외)보다 대규모"라며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실적개선 흐름으로 주가가 회복되겠지만 단기적으로 증자 충격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 결정의 주된 목적이 두산건설 유상증자 참여에 필요한 자금 마련이라는 점은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일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017년 연말 유상증자 공시한 당일에만 각각 28.8%와 28.9% 주가가 폭락했다"고 우려했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12월6일 종가는 8960원으로 주저앉았다.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선제적인 자금 마련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데 따른 여파였다. 2017년 초 9380원이었던 주가는 연말 7330원까지 밀려났다.

현대중공업도 같은 해 12월27일 1조287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당일에만 주가가 9만6900원으로 떨어졌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유상증자가 완료돼야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상증자 발행가액(보통주 기준 6390원)으로 주가가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며 "며 "증자 이후엔 3개년 최저 주가수익비율(PER) 0.5배 수준인 8000원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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