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남편, 아내 폭언 영상·녹취록 공개한 속사정

입력 2019-02-23 17:13   수정 2019-02-23 18:04


이혼 소송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남편 박모(45)씨가 아내의 폭언, 폭행과 아이들 학대가 의심되는 영상을 연이어 공개한 것에 대한 속내를 페이스북을 통해 드러냈다.

최근 박씨는 "참고 살면 된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빠, 나 평생 지켜줄거지' 이 한마디에 용기를 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내가 먼저 빠져 나온 후 아이들을 저 곳에서 탈출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힘들고 상처 받을 싸움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잘 것 없는 내가 거대 재벌과 맞서는게 두렵지만 아이들의 아빠로서 용기를 내어 아이들을 지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KBS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죽어! 죽어! 죽어버려!"라고 악을 쓰며 소리치는 동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채널A엔 "내가 밥먹기 전엔 단걸 먹지 말라고 그러는거 아니야"라며 아이들을 혼내는 영상도 공개했다. 엄마가 소리지르자 아이는 귀를 막았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너 들었지? 내가 저녁 먹기 전에 다른 거 먹지 말라고 했지? 맞지?"라며 삿대질을 하고 소리쳤다.

또 지난 21일 공개된 녹취 파일에는 박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몸이 좋지 않다"라고 말하자 조 전 부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빈속에 감기 약 먹는다니 당신 의사 맞냐"면서 "너 그 병원에서 뺑뺑 놀게 하려고 우리 아빠 몇천억씩 병원에 들이고 있고, 염치가 좀 있어봐라" 등의 말로 비꼬았다.


한편 경찰 등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의 남편 박씨는 지난 19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조 전 부사장을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상 아동학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고소했다.

박 씨는 지난해 4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아내의 폭언·폭행을 주된 이혼 청구 사유로 들었는데, 이에 더해 처벌까지 요구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전문의 박 씨와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박 씨는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으로 고통받았으며, 2014년 12월의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폭행 빈도가 높아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은 2017년 5월께부터 별거 중이다.

박 씨는 목 주변과 발가락에 상처가 난 사진·동영상 등을 경찰과 이혼소송을 담당하는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이 쌍둥이 아들을 학대했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담았다.

조 전 부사장이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수저를 집어 던져 부수거나, 잠들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는 이혼소송과 함께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도 낸 상태다.

박 씨는 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현아·현민 삼남매가 보유한 그룹 내 가족회사 지분이 전량 특정 업체에 무상으로 넘어간 점을 들어 재산 분할을 피하려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박씨는 재산을 빼돌렸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강제집행면탈죄와 배임죄로도 조 전 부회장을 고소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폭언·폭행이 아니라 박씨의 알코올중독, 자녀들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결혼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반박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인은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씨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자녀를 학대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폭행 의혹에 대해선 "모두 술 또는 약물에 취해 (박씨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 자녀들을 위해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형사 고소 및 고발까지 된 상황이므로 명예훼손 등 형사적 대응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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