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19일(14:3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투자은행(IB) 부문 대표(그룹장)가 3년 만에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우수한 인재에게 내년 그룹장을 맡기겠다”고 공언하면서, IB그룹장 보직의 부활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내년에 여러 그룹장을 새롭게 발령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뛰어난 성과를 낸 임원을 선임하거나, 마땅치 않은 경우 외부 인력을 스카우트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본부를 총괄하는 부문 대표 역할을 하는 그룹장 보직은 현재 한국투자증권 내에서 개인고객그룹장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 내에서는 IB 부문을 포함해 5곳 내외에서 내년에 그룹장이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하고 있다.
그중 유독 IB그룹장의 부활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중요도 때문이다. 최근 여러 증권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IB 대표 출신에게 맡길 만큼, 증권사의 핵심 업무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1998년 동원증권(한국투자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뒤 27년간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IB 업무에 주력했고, IB그룹장을 역임한 뒤 올해부터 한국투자증권의 CEO 임기를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을 지난해부터 이끌고 있는 정영채 사장, 올해 KB증권의 공동 사령탑을 맡은 김성현 사장, 신한금융투자의 김병철 사장도 모두 IB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IB 부문을 총괄하는 대표를 두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전임 IB그룹장이었던 김성환 부사장 이후 2017년부터 2년이 넘도록 공석으로 두고 있다. 각 IB본부가 사장 직속이라 의사 결정이 빠르고 본부장들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무·부사장급인 IB그룹장의 부재로 본부 사이 협업 강도가 약하고 영업시 중량감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정 사장이 고도의 용인술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룹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임원들의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한국투자증권 전반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지가 증권가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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