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한결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사진) 재건축 사업이 시공자 선정 단계에서 표류하는 모양새다. 기존 시공자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결별이 쉽지 않아서다. 25일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4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자 우선협상자 지위 해제 안건을 재결의하려다 실패했다. 조합원 총 1623명 중 793명(서면결의서 제출 포함)이 참석해 성원 요건(조합원의 50% 참석)을 충족하지 못했다.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은 지난달 7일 HDC현대산업개발과 결별하기 위한 총회를 열었다. 조합은 당시 총회에 조합원 52.8%(857명)가 참석했다고 발표했으나 클린업시스템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실제 참석자 수는 이보다 40여 명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일부 조합원 등은 이를 근거로 조합장 등을 지난달 말 형사고발했다. 조합원 일부는 지난달 총회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제기했다. 이번 총회는 지난달 총회에서 결의한 안건을 재확인해 법적 다툼 여지를 줄이고자 열렸다.
총회 무산으로 새 시공자 찾기는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 기존 조합장 임기가 25일 끝나 조합장 등 조합 집행부를 다시 짜야 해서다. 조합은 아직 HDC현대산업개발에 시공자 우선협상자 지위 선정 취소에 관한 공식 통보를 하지 못했다.
시공자 안건 등을 놓고 조합원 간 갈등이 깊어진 것도 문제다. 새로 경쟁입찰을 벌여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조합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새 시공자를 선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반포1단지 3주구는 공사비 8087억원에 달하는 대형 재건축 사업장이다. 조합은 기존 전용면적 72㎡ 1490가구를 헐고 2091가구 규모 새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협상이 결렬된 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8개 대형 건설사가 조합에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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