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실패·극복 경험 공유하고 회원사간 생산기술도 교류하기로
"재도전 기업, 성공사례 많아질 것"
[ 김해연 기자 ] 실패를 딛고 재기에 나선 기업을 돕는 발판이 경남에 마련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지역본부(본부장 김이원)는 25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남 피닉스(Phoenix·불사조)클럽 결성식’을 열었다. 중진공이 지역별로 구성하는 피닉스클럽은 재창업 자금 지원 업체 간 네트워크로, 사업 실패 후 재기에 나선 기업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결성식에는 경남 피닉스클럽 초대회장을 맡은 윤승갑 비엠푸드 대표 등 34개 회원사와 중진공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재기에 나선 기업을 격려했다.
경남 피닉스클럽은 앞으로 기업경영 실패 사례와 극복 경험을 공유하고 회원사 간 생산기술도 교류하기로 했다. 전문가 특강을 통해 경영 자질을 높이고 중소기업 지원 정보도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다. 이 밖에 회원사의 성장을 위해 매월 한 차례 정례모임을 하고 소셜미디어(SNS) 소통채널을 마련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중진공 경남본부는 재창업 기업에 대한 경영애로 극복 노하우 전수와 정부시책 활용 경험 공유 및 거래 알선 등으로 기업의 생존율(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승갑 회장은 “우리 사회가 실패한 기업인에게 우호적인 편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공개적인 모임 활동이 전무했다”며 “클럽이 활성화되면 같은 처지에 있는 최고경영자(CEO)들과 교류·소통이 가능해져 서로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공은 2010년부터 실패 경험이 있는 재창업자에게 재기에 필요한 시설 및 운전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200여 개 업체에 총 5160억원을 지원했다. 경남지역에서는 233개 업체가 482억원을 지원받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에 회원사로 참여한 경남지역 한 업체는 1993년 설립돼 건축용 강화플라스틱 성형제품을 제조했으나 물탱크 위생관리에 대한 규제 강화로 매출이 감소해 2008년 폐업했다. 이후 이 업체 대표는 산업계에 환경 및 위생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친환경제품을 모색하다가 ‘양식장용 친환경부표’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재기는 쉽지 않았다. 사업을 다시 시작한 초기 매출이 조금씩 발생하는 상황이었지만 수주물량을 맞추기 위한 설비라인 부족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중진공은 이 업체가 가진 원천기술과 관련 특허 3건 등 우수한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고, 재창업 및 구조개선 전용자금 지원을 결정해 재기를 도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016년 12억1900만원이었던 이 업체의 매출은 2017년 32억3400만원으로 165% 증가했다.
김이원 본부장은 “중진공은 지난해 정책자금 지원 업체에 대한 연대보증을 전면적으로 폐지해 실패에 대한 부담을 대폭 완화했다”며 “재도전 기업이 피닉스클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교류해 실패를 딛고 성공하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