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동결에 초점 맞출 가능성
"중국, 이웃의 핵 원치않아"…'中 뒷배론' 경계하며 압박도
[ 주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24일(현지시간) “중국이 가장 원치 않는 것이 바로 이웃에 대규모 핵무기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 큰 도움이 됐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언급은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27~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까지 ‘60시간 기차 이동’을 하며 북·중 밀월을 과시한 김정은을 향해 ‘중국도 비핵화를 원한다’고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북한 핵무기를 원하지 않으면 비핵화 전까지 제재를 풀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며 비핵화 보상으로 경제발전 비전을 재차 부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핵무기가 없다면 (북한이)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주지사협회 연회에선 “서두르지 않는다”며 ‘속도조절론’을 되풀이했다. 특히 “실험이 없는 한 우리는 행복하다”고도 했다. 미국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대신 ‘북핵 동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와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25일 낮 12시30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를 출발해 베트남 현지시간 26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26일 오후 10시30분) 하노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어 27일 오전 11시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 낮 12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다. 미·북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에 대한 압박과 설득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CNN과 폭스뉴스에 잇따라 출연, “북한은 중국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북한의 안전보장을 확실히 해주겠다는 점을 김 위원장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 포기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왕따국가”라고 했다.
미국의 비핵화 정책에 대해선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 전 제재완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