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경쟁 심화로 공급단가를 낮춘 영향이 컸다. 연초 서정진 회장이 선언한 직접판매 체계 구축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2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별도 기준 2018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한 2110억원, 영업이익은 74.1% 줄어든 3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7%와 66.9% 밑돈 수치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로의 단가조정 주기를 변경했다. 기존 연 1회에서 분기 1회로 바꿈에 따라 2017년과 2018년 공급한 트룩시마 램시마 허쥬마 등의 낮아진 공급단가를 반영했다. 공급단가의 하락은 경쟁자들의 출현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이다.
또 1공장 증설에 따른 일시적 생산 중단(2018년 10월~2019년 1월)도 원가율을 높였다. 4분기 셀트리온의 원가율은 56.9%로 전년 동기 대비 33.2%포인트나 증가했다. 원가율은 판매가 대비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원가)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업체들의 잇따른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단가인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률 방어를 위해서는 서 회장이 추진 중인 직판 체제 구축이 더 중요해졌다.
서 회장은 지난달 초 국내 언론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직판망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판매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램시마의 유통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40% 수준인데, 직접 팔면 이를 15~2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올 하반기 유럽 판매허가가 기대되는 램시마SC는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제품도 해외 유통사들과의 재계약을 통해 직판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의 실적은 올 2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1공장의 가동 재개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하반기 트룩시마와 허쥬마 미국 출시를 대비한 생산과 램시마SC 생산 본격화로 2분기부터 실적이 의미있게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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