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와 강동구 천호대로 등 서울 주요 상업지역의 스카이라인 기준이 바뀐다. 시가 도시 미관 유지 등을 위해 관리해 온 주요 대로변 45곳의 최고 높이에 대한 재정비에 나선 가운데 이들 두 곳을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변화된 도시 환경에 맞춰 높이를 조정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까지 지역 주민의경 청취와 연구용역을 통해 대상지와 높이 제한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시가 도시 스카이라인 조정에 나선 건 최고 높이 제한을 처음 적용한 2000년 이후 19년 만이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서울시 가로구역별 최고높이 재정비사업’과 관련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달 초에는 건축기획과 주관으로 이와 관련한 관계자 회의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완료된 연구용역 결과를 확인하고 올해 일정을 논의했다”며 “올해 연말까지 2차 용역을 진행해 기존에 최고 높이를 지정한 가로구역 중 정비가 시급한 3~4개 구역을 최고 높이 조정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가로구역은 도로로 둘러싸인 지역을 말한다. 작년부터 검토 작업을 진행해온 서울시는 현재 후보지로 테헤란로와 천호대로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두 지역은 2000년도에 최고 높이 제한을 적용 받았는데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고 도로 사선제한 폐지 등 관련법령이 개정돼 최고 높이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테헤란로, 천호대로는 높이 제한을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작년 초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 재정비 용역 업체로 지아이건축-동해기술공사 컨소시엄을 선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도 같은 업체에 2차 용역을 맡겼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는 올해 10~11월 정도에 나올 예정이다. 시는 결과를 토대로 연말에 바뀐 건축물 높이 관리 기준을 공고할 방침이다. 가로구역 최고 높이는 인접 도로의 넓이와 해당 필지의 길이에 비례한다. 공개공지 확보 등 공공성을 확보한 경우 최대 1.2배 이내에서 기준높이를 완화할 수 있다. 이렇게 산출된 최고높이가 주변에 비해 불합리한 경우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완화된 높이를 적용한다. 이에 따라 테헤란로 강남역과 삼성역 주변의 최고높이는 250m, 강남대로 신사·양재역 주변은 70m, 천호대로 60m 등의 높이 기준이 정해졌다. 건축물 높이가 높아지면 용적률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좀 더 높게 지어 상층부의 조망권을 개선할 수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건폐율이 낮아지면서 저층부도 좀 더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며 “고층빌딩과 주상복합 건물 등 각종 개발사업의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시의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 제한은 1999년 관련법이 제정되면서 도입됐다. 시범단계로 2000년 1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테헤란로와 천호대로를 최고 높이 제한구역으로 설정했다. 이후 2007년까지 4단계에 걸쳐 구역 지정이 이뤄졌다. 현재 총 45개 가로구역이 최고 높이 제한 대상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작년 12월 건축위원회에서 논의한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지정 변경안도 공고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지역별로 높이기준 공백이 발생하는 경우를 보완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높이 기준 적용 범위를 대폭 늘렸다. 기존엔 높이기준 지정이 되지 않은 지역은 가로구역별로 건축물 높이를 따로 지정·공고하거나 지형도면을 고시해 높이를 관리했다. 작년 말 이후로는 시내 상업·준주거·준공업지역 전체로 높이 기준 적용 범위가 늘었다. 가로구역 건축물을 기부채납할 때 높이 기준 완화 적용을 받는 지역을 기존 상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 준공업지역 등으로 넓혔다. 적용높이 완화 조건도 개별 대지별로 건축위원회가 판단하도록 일부 풀었다.
최진석/선한결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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