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사진)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 회사의 경영을 책임지겠다는 의미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정의선발(發) 개혁’에 속도가 더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두 회사는 다음달 22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어 선임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2005~2009년)을 지낸 것 외에는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은 적이 없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빠른 혁신과 변화를 독려하고 과감한 도전을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정 총괄수석부회장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현대차는 외국인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일반 주주들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사외이사 주주추천제도 도입했다. 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전문가 2명(칼 노이먼 전 오펠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존스 아르케고스캐피털 공동대표)을 사외이사진에 합류시킨다.
현대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지난해 순이익의 세 배가 넘는 규모의 고액 배당을 요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각각 5조8000억원, 2조5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요구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보다는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투기적 성향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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